'가계부채 총량제' 빚 감면 대책
오히려 '도덕적해이 조장' 지적
'국민 안식년제' '통신비인하' 등
실현성 미미·기업 부담만 가중
'기업 죽이기용' 전락 가능성도
오히려 '도덕적해이 조장' 지적
'국민 안식년제' '통신비인하' 등
실현성 미미·기업 부담만 가중
'기업 죽이기용' 전락 가능성도
대선 D - 50… 쏟아지는 공약들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오자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성 경제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최악의 경기불황을 해결할 '묘안'이라며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재원 마련책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없고 시장질서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무엇보다 기업 상황을 무시한 채 '규제'를 강화해 기업활동을 옥죄거나,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커 '기업 죽이기용' 공약이라는 말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계부채 총량제, 국민유급안식년제, 통신비 인하 등이 표퓰리즘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제시한 가계부채 7대 해법은 22조원의 빚을 감면하고 가계부채 총액을 가처분 소득의 150%로 제한하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제' 도입과 대부업체 이자율을 20%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중 논란이 되는 것은 빚 감면대책이다. 1000억원만 추가 투입하면 22조원의 빚을 감면할 수 있다는 게 문 전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대책이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도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56만명, 5조원 빚을 감면해줬지만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규모로 불어났다. 한 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은 부채 총량제와 관련, "가계부채는 누가 얼마나 빌려 가는가와 상관없이 가계부채 잔액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놓으면 오히려 정작 필요한 사람이 돈을 못 빌리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흐름은 물론 가계부채 증가의 근본적 원인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상으로 '어려우니까 도와주기식' 공약이라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공약이 남발할수록 우리나라도 그리스처럼 될 수 있다"며 "시장 메커니즘, 금융 시스템을 활용하고 어떻게 해야 국민 세금을 덜 쓰면서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변화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대부업 이자율 하향 공약도 마찬가지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69개 대부업체의 대출잔고(지난해 12월말 기준)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는 법정 최고 이자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서민 대상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다. 서민을 위한 인하가 되레 서민 발목을 잡은 셈이다. 대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진 이자율 추가 인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년 일하면 1년을 쉴 수 있는 '전 국민 안식제'를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이 역시 재계는 물론 학계도 실현성이 떨어지고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평가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기업가와 근로자의 계약을 정부가 나서 쉬게 한다는 방식 자체가 정부의 과도한 기업활동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정경유착이 나쁘다고 하면서 정부가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괜찮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1년을 쉰다고 하면 1년 동안 급여는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 임금을 주면서 쉬게 하면 임금이 10%오르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기업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주자들이 아직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각 정당이 마련하고 있는 대선공약도 포퓰리즘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민주당은 ICT관련 정책 중 하나로 데이터요금 인하를 검토 중이다.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즉시 해당 캠프와 공약을 공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넘어 이번엔 ICT분야 스타트업 기업에 데이터 요금 인하 혜택을 주자는게 핵심 내용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인해 당장 차세대 통신 인프라인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준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당장 "인위적 통신요금 인하정책을 지양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만들고 있는 대선공약에 경제계가 과도한 규제 입법이라고 반대하는 상법개정안도 넣을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선까지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지는 급격한 경기 위축을 막는 정책에 주력하고, 대선주자들은 표를 의식한 공약에 매달리기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미영·공현정기자 mypark@dt.co.kr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오자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성 경제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최악의 경기불황을 해결할 '묘안'이라며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재원 마련책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없고 시장질서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무엇보다 기업 상황을 무시한 채 '규제'를 강화해 기업활동을 옥죄거나,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커 '기업 죽이기용' 공약이라는 말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계부채 총량제, 국민유급안식년제, 통신비 인하 등이 표퓰리즘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제시한 가계부채 7대 해법은 22조원의 빚을 감면하고 가계부채 총액을 가처분 소득의 150%로 제한하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제' 도입과 대부업체 이자율을 20%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중 논란이 되는 것은 빚 감면대책이다. 1000억원만 추가 투입하면 22조원의 빚을 감면할 수 있다는 게 문 전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대책이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도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56만명, 5조원 빚을 감면해줬지만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규모로 불어났다. 한 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은 부채 총량제와 관련, "가계부채는 누가 얼마나 빌려 가는가와 상관없이 가계부채 잔액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놓으면 오히려 정작 필요한 사람이 돈을 못 빌리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흐름은 물론 가계부채 증가의 근본적 원인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상으로 '어려우니까 도와주기식' 공약이라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공약이 남발할수록 우리나라도 그리스처럼 될 수 있다"며 "시장 메커니즘, 금융 시스템을 활용하고 어떻게 해야 국민 세금을 덜 쓰면서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변화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대부업 이자율 하향 공약도 마찬가지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69개 대부업체의 대출잔고(지난해 12월말 기준)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는 법정 최고 이자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서민 대상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다. 서민을 위한 인하가 되레 서민 발목을 잡은 셈이다. 대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진 이자율 추가 인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년 일하면 1년을 쉴 수 있는 '전 국민 안식제'를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이 역시 재계는 물론 학계도 실현성이 떨어지고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평가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기업가와 근로자의 계약을 정부가 나서 쉬게 한다는 방식 자체가 정부의 과도한 기업활동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정경유착이 나쁘다고 하면서 정부가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괜찮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1년을 쉰다고 하면 1년 동안 급여는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 임금을 주면서 쉬게 하면 임금이 10%오르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기업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주자들이 아직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각 정당이 마련하고 있는 대선공약도 포퓰리즘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민주당은 ICT관련 정책 중 하나로 데이터요금 인하를 검토 중이다.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즉시 해당 캠프와 공약을 공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넘어 이번엔 ICT분야 스타트업 기업에 데이터 요금 인하 혜택을 주자는게 핵심 내용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인해 당장 차세대 통신 인프라인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준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당장 "인위적 통신요금 인하정책을 지양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만들고 있는 대선공약에 경제계가 과도한 규제 입법이라고 반대하는 상법개정안도 넣을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선까지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지는 급격한 경기 위축을 막는 정책에 주력하고, 대선주자들은 표를 의식한 공약에 매달리기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미영·공현정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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