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저장용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교수)과 이경구 군산대 교수 연구팀은 리튬이온 이차전지 전해질 내에서 리튬이온의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음극, 양국, 전해질 등으로 구성되며, 리튬이온이 전해질 내에서 음극과 양극 사이를 이동하며 전류를 흘려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해질 내 리튬이온 이동은 분광분석과 전산모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졌지만, 정지된 장면으로 전해질 구성 물질과 조성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동적인 분석은 어려웠다.
연구팀은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레이저를 쏘아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해 리튬이온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용매들이 리튬이온 주변으로 모여들어 용매껍질 안으로 침투하는 모습과 전해질 용매가 리튬이온 주변을 벗어나는 과정을 피코초 수준에서 관측한 것으로, 리튬이온을 둘러싼 용매들이 계속 자리를 바꾸며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리튬이온 주변에 전해질이 용매껍질처럼 자리잡아 고정된 덩어리 상태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존 학설과 다른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민행 단장은 "전해질 내 이온 움직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고성능 전해질 물질을 개발하는 이론적 토대가 돼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난 9일자)'에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펨토초 레이저의 모식도로, 이차전지 내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을 통해 전류가 흐를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전해질에 이차원 적외선 분광기의 펨토초 레이저를 가한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