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하이닉스가 이르면 24일 또는 늦어도 이번 주 내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의 분사를 확정한다.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해 종합반도체업체(IDM)로 위상을 키울 뿐 아니라 자회사 법인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 재편의 가능성도 모색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또는 26일 전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파운드리사업부 분사의 건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공시 예정일인 26일보다 먼저 이사회를 열고 분할 확정 공시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분사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한 달 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8일 관련 사업부 직원들을 상대로 분사 설명회를 했고, 이후 직원들에 대한 보상 협상 등을 마무리하고 분사 준비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파운드리사업부를 분사하고, 충북 청주에 있는 200㎜ 웨이퍼 공장(M8)을 활용해 CMOS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등을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성 등을 고려했을 때 SK하이닉스의 비핵심 부서로 남는 것보다 관련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약 1160억원으로 17조1980억원의 전체 매출과 비교하면 1% 미만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순수 파운드리 업체의 매출이 2015년보다 9.6% 늘어난 494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분사로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분사하는 법인을 활용해 인수·합병(M&A)이나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분사 결정이 임박하긴 했지만, 결정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며 "파운드리 사업에 적합한 독립사업체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