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DT광장] e스포츠 가족 여가문화로 만들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0902102351102001[1].jpg "[DT광장] e스포츠 가족 여가문화로 만들자")
우리가 즐기는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 있을까. 20여년 전만 해도 전혀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지만 이제 e스포츠는 전세계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하나의 스포츠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점차 가족과 친구와 함께하는 일상의 여가 놀이 문화로 변화해가고 있다.
30, 40대들에게 게임은 오락실에서 PC방에서 홀로 또는 친구들과 모여 즐기거나 집에서는 부모님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허락을 구해야만 할 수 있었던 그들만의 놀이문화였기에 부모님과 내가 즐기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즐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해 많은 사람들이 게임과 e스포츠를 일상에서 즐기고 있으며 산업적 기여와 문화적 가치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만큼이나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아직 '게임'을 그리고 'e스포츠'를 건전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제고하고 게임과 e스포츠가 10, 20대 그들만의 문화가 아닌 이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건전한 인식전환을 위해 한국e스포츠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난 2013년부터 매년 5월 '가족e스포츠 페스티벌'을 개최해 왔다. 그리고 올해로 5회째 이어지는 이 행사는 매년 2만 명 이상의 가족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첫 해에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10, 20대 친구와 연인들이었지만 이제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확연히 늘어나 진정한 가족문화 이벤트가 돼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형제가, 자매가 하나의 팀을 이뤄 e스포츠 대전에 참여하고 때로는 즐기며 때로는 진지하게 전략을 논의하며 승부에 임하는 모든 것들이 이제는 모두에게 낯설지 않은,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이다. 청년기에 몰래 혹은 눈총을 받으며 그들만의 게임문화를 즐겼고, e스포츠라는 신문화를 받아들이며 성장한 30, 40대들이 이제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개된 공간으로 나와 함께 게임으로 교감하고 서로 소통하고 있다.
이제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한 때 유행했던 닌텐도 위(wii)로 30, 40 부모세대와 함께 게임하며 놀았던 소중한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매년 가족e스포츠 페스티벌 행사장에서는 가족단위 참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 날을 위해 평소 가족과 함께 열성적으로 준비해온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그들만의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가족이 함께하는 게임과 e스포츠 문화가 PC와 콘솔 중심에서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중심으로 플랫폼이 이동하는 변화의 시기 또한 도래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가족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보다, SNS로 모바일 메신저로 서로 이야기하고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 익숙한 세상이다. 가족 모두 모바일 기기를 하나씩 들고 각자 보고 싶은 콘텐츠를 시청하며 자기만의 네트워크로 구축된 온라인 세상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시대에 손쉽게 즐기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콘텐츠는 가장 효과적인 가족과의 소통의 기재일 것이다.
이렇게 게임과 e스포츠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특정 세대들만이 즐기는 '그들만의 문화'가 아닌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여가 문화가 돼가고 있다. 유년시절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했던 놀이의 추억들은 그대로 가슴에 남아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지금의 10, 20대가 다시 부모 세대가 됐을 즈음에는 때로는 온 가족 3대가 한 자리에 모여 때로는 온라인 가상의 공간에 모여 게임과 e스포츠로 끊임없이 소통하게 될 것이다. e스포츠는 게임을 홀로 즐기는 것이 아닌 함께 거실에 모여서도, 떨어져 있어도 언제라도 같이 즐기고 이야기하며 소통할 수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교감과 공감의 문화다.
협회는 e스포츠를 통해 부모와 자녀 간 세대 차이를 좁히고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목과 다양한 장르의 e스포츠가 전국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이 접목된 새로운 게임과 e스포츠로 모든 세대가 함께하며 추억을 만들고 그것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건전한 가족 e스포츠 여가 문화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e스포츠는 이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을 앞둔 스포츠이며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중계권이 수출되는 유일한 스포츠다. 새 정부에서는 e스포츠가 케이팝처럼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스포츠 문화콘텐츠로 보다 성숙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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