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팔과 다리를 사람의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인간의 신체와 결합하면 사용자 의도대로 움직이고 감각도 느낄 수 있는 로봇 팔, 다리 등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김소희 로봇공학전공 교수팀이 말초신경의 신경신호를 고해상도로 측정할 수 있는 '말초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말초신경은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신체의 다른 부위로 내려보내거나, 신체의 말단에서 느낀 감각신호를 뇌로 올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전선 다발 같은 원통형 구조로 생긴 말초신경은 표면에 전극을 안정적으로 밀착시키기 어려워 신호를 측정하기 매우 까다롭다. 더욱이 근육 속에 파묻혀 있어 근육이 수축·이완을 반복할 때마다 근육과 신경다발 간에 마찰이 생겨 신경전극을 신경 표면에 안정적으로 고정하기도 어렵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연성이 있으면서 바늘처럼 생겨 침습할 수 있는 신경전극을 개발, 말초신경의 표면에 밀착될 수 있게 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퇴부 신경을 따라 흐르는 신경신호를 장기간 고해상도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 신경전극(사진)과 신경신호 측정장비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신호 대비 잡음비 등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소희 교수는 "이 기술은 인체와 결합 가능한 로봇 팔·다리,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한 신호신경 기반 최첨단 의수·의족 개발에 쓰일 것"이라며 "신경전극을 통해 자극 신호를 신경세포로 역으로 보낼 수 있어 의수, 의족에 가해진 촉감이나 온도 등의 감각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뉴럴 엔지니어링' 온라인판에 최근 실렸으며, 미래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DGIST 미래선도형특성화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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