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순 르노삼성자동차 R&D본부장
![[DT광장] 전기차 확산, 택시부터 시작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202103551048001[1].jpg "[DT광장] 전기차 확산, 택시부터 시작하자")
2015년 북미에서 촉발된 '폭스바겐 스캔들'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는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관심과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으며, 특히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엔진의 환경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폭스바겐 스캔들과 더불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가 증가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디젤 차량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디젤차의 미래에 대한 기술 개발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 대비 뛰어난 열효율로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우수하며, 자동차 업체들은 LNT 및 SCR 등 선진 배기 후처리 기술을 적극 도입해 차기 환경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유로 6를 만족하는 디젤 엔진은 환경적 측면에서 미세먼지 배출량에 대해 가솔린보다 우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작금의 위기감에 따른 환경 규제의 강화는 클린 디젤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피나는 제조사들의 노력을 수반하고 있어 향후 디젤 차량의 환경적 측면에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특히 유럽 연합의 실도로 조건 배출가스(RDE)에 대한 규제 발효와 더불어 전세계 자동차 업계는 차기 환경 법규인 유로 7 규제 대응을 위한 기술 로드맵까지 이미 마련해 둔 상태다. 다만, 노후화된 디젤 차량의 문제는 도시 진입을 금지하는 등 이미 각국에서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인 사안으로 디젤의 기술적 진보와 함께 현명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전 지구적인 관심과 노력은 온실가스 '제로'인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전기차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는 소형차 위주의 전기차 개발 및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전기차의 확대 보급을 위해 업계에서도 점점 더 다양한 상품성을 지닌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젤 엔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CUV 및 상용트럭 차량들이 전기차로 개발되고 있으며 승용차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 중형 이상의 세그먼트에 대한 개발도 한창 진행 중이다.
또한,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었던 일회 충전 주행거리도 가파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배터리 탑재량의 증대가 아닌, 배터리 단위 용량 및 충전 속도를 향상시켜 차량의 무게 증가 없이 기존 내연기관에 버금가는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배터리 업체와 긴밀한 기술 협력 관계를 맺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전기차에 적극 도입 중이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 기술 측면에서도 기술 표준화와 더불어 사용자 편의를 최대화하기 위해 급속·완속·휴대용·무선충전 등의 다양한 충전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기차의 빠른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더불어 업계의 기술과 제품 개발 노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상대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용이한 택시 업계에 우선적으로 전기차량을 보급하고, 상용차 영역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일반 소비자층을 대상으로는 세제 확대, 충분한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도심 커뮤터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장려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디젤차에서 전기차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바통터치, 환경을 생각하는 국민과 정부, 그리고 업계의 조화로운 노력이 있다면 요즈음의 푸른 하늘을 향후에는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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