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부터 피트니스붐이 일면서 피트니스대회 역시 전문 선수들만의 영역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물론 머슬과 피규어 등 전통적으로 고강도의 운동량이 필요한 종목에서는 여전히 전문 선수들이 강세를 띠지만, 스포츠모델과 비키니 종목은 선수가 아닌 일반 운동 마니아들의 도전이 많아지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서른 살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으로 피트니스스타 퍼시픽리그 비키니 톨부문에서 4위를 차지한 신아름 선수(사진=피트니스스타 제공)
지난 7월 22일 부산 KBS홀에서 열린 '피트니스스타 챔피언십 퍼시픽리그' 비키니 톨 종목에서 4위를 차지한 신아름(30) 역시 전문 비키니 선수가 아니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그는 성형외과에서 상담실장으로 근무한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번 대회가 자신의 2번째 대회다.
그는 운동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먹고 싶은 걸 마음 놓고 먹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제가 워낙 식탐이 강해서 먹는 걸 참지 못하는 편이예요. 평소 잘 먹어도 살이 찌는 게 싫어 수영, 등산. 헬스 등 꾸준히 운동을 해왔죠. 그러다 작년 겨울 혼자 한라산 등반에 나섰다가 무릎 부상을 입고 운동을 쉬면서 체중이 10kg 정도 급격하게 늘어났어요.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살도 빼고 재활도 할 겸 웨이트를 시작했고, 건강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피트니스대회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서른 살이 된 기념으로 나 자신에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바디를 선물해주자는 마음으로 대회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녀가 처음 도전한 대회는 올해 5월에 열린 미스터&미즈 광주였으며, 비키니 163cm 이상에서 2위를 차지했다. 내친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피트니스스타 퍼시픽리그에도 출전하여 비키니 톨부문에서 4위를 수상했다. 처음에는 피트니스대회 출전을 단순히 버킷리스트 정도로만 생각했었지만, 막상 대회에 나가고 보니 부족한 바디컨디션과 무대 위에서의 실수 때문에 몇 날 며칠을 못 잤을 정도로 속상했다고 한다.
특히 피트니스스타 코리안리그 비키니 그랑프리 한솔 선수의 영상을 본 후 도전 욕구는 더욱 강해졌고, 결국 부산에서 열린 피트니스스타 퍼시픽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다. 결국 신아름은 신인이지만 체급 4위라는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이 숨겨진 원석이었음을 증명해냈다.
"무엇보다 무대에 섰을 때 행복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또 최고의 바디컨디션과 무대 위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한 번으로 끝내기에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피트니스스타 대회 영상을 보게 되었죠. 화려한 조명과 큰 무대, 멋진 선수들을 보니까 설레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특히 한솔 선수는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 멋있고 아름다웠어요. 제 롤모델로 삼기 시작했죠. 망설임 없이 피트니스스타 퍼시픽리그에 도전하게 되었고, 예상치 못한 4위라는 벅찬 결과도 얻었어요. 아직 선수라고 불리기엔 너무나 부족한 제게 4위는 과분해요. 여기에 만족하거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천천히 즐기면서 꾸준히 발전하는 피트니스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신아름은 스승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체력과 멘탈이 모두 약한 그녀는 "운동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인 광주 피트니스메카 김재현 대표가 아니었으면 이러한 결과는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명 피트니스 모델이자 트레이너인 정미리 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고. 포징 레슨을 받으며 인연이 된 정미리 선수가 진심으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피트니스스타 그랑프리 한솔 선수가 롤모델이라는 신아름은 최선을 다해 발전하는 비키니 선수가 되고 싶단다(사진=이너핏 제공)
피트니스 선수들의 전성시대다. 대회에 몇 번 출전했다고 해서 스스로를 '선수'라 칭하는 사람들도 넘쳐난다. SNS를 보면 몸짱이 아닌 사람이 없다. 그래서 신아름은 스스로를 아직 '선수'라 불리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신아름은 "제가 좋아하는 서양 속담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면 이긴다"예요. 조금 늦은 나이지만 피트니스 선수로 이제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발전하는 피트니스 선수가 되고 싶어요. 다음 대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테니, '신아름'이라는 이름을 꼭 기억해주세요."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