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발언대] 유전체 산업 규제혁신 절실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8/2017081802101869029001[1].jpg "[발언대] 유전체 산업 규제혁신 절실하다")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산업인 유전체 정보 산업에서는 이처럼 대규모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 데이터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으니, 특허보다도 더 강력하게 회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 미리어드 제네틱스는 유전자 특허를 바탕으로 지난 1996년부터 유전성 유방암 위험도 검사인 BRCA 테스트를 상용화 해 시장을 독점해 왔다. 하지만 2013년 특허가 미국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무효 판정을 받으며 사업에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특허 무효 판결 이후 10개 이상의 경쟁사가 BRCA 테스트 제품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미리어드의 매출은 더욱 성장했다.
미리어드가 그동안 확보한 200만명의 유전체 데이터가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은 진단 정확도를 확보해 주었던 것이다. 경쟁사들은 연합해 유방암 환자 데이터를 확보해 나가고 있지만, 20년간 쌓은 200만명의 게놈 데이터베이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동안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유전체 산업에서는 데이터가 특허 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고 있지만, 국내 유전체 기업들 중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회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23앤드미가 2007년부터 200만명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지난해 제한적으로 법적 허용이 되기 전까지 이와 유사한 소비자유전체 사업이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돼 있었다.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암 검진 제품의 사업화는 오직 병원만이 할 수 있도록 허용됐고, 그동안 게놈 기술에 전문성이 쌓아온 회사들은 아예 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없었다. 데이터가 가장 큰 산업적 경쟁력을 확보해 주는 유전체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은 이런 법적제재로 인해 해외 경쟁 회사들과 제대로 경쟁할 수 없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유전체 산업, 나아가 4차 산업에서 국가적·산업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규제의 개혁 없이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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