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개정협상요구에 우회안 내놔
공동위 특별회기선 이견만 확인
공동위 특별회기선 이견만 확인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가 FTA 효과에 대한 공동 연구를 제안하며 우회안을 내놨다. 미국 측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거나 수용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양국이 맺은 FTA의 효과에 대해 검증을 거쳐 논의를 풀어가자는 의도로 보인다.
2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우리 측은 미국의 FTA 개정·수정 요구를 거부했으며 특별회기는 어떤 합의도 없이 일단락됐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특별회기 이후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미국의 대 한국 상품수지 적자 2배 증가 등을 거론하며 FTA 개정 협상 개시를 요청했으나, 한국 측은 이에 대해 FTA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다"며 "FTA의 효과, 미국 무역적자 원인, FTA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상호 간에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 두 나라 전문가들이 한·미 FTA 효과에 대한 조사·분석·평가가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가 제시한 FTA 효과 연구에 대한 미국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양국이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거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 협의 일정에 대해선 정하지 않았다"며 "다만 협의 채널은 열려 있으며 우리는 한·미 FTA 공동위 틀 내에서 열린 자세로 미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의 폐기 가능성은 딱 잘라 부인했다. 김 본부장은 "현 상황에서 폐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폐기되더라고 미국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서 쉽게 폐기를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회기가 아무런 성과 없이 일단락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 펼쳤을 뿐,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논의 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송영관 국가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의점을 못 찾았다는 것은 미국이 논의 할만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지금까지 주장한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제시할 만 구체적인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앞서 미국은 상품분야 무역적자가 한·미 FTA 발효 전인 2011년 133억달러에서 2015년 283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자체 조사에서 양국의 FTA가 없었다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283억달러가 아닌 440억달러로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병립기자 riby@
2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우리 측은 미국의 FTA 개정·수정 요구를 거부했으며 특별회기는 어떤 합의도 없이 일단락됐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특별회기 이후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미국의 대 한국 상품수지 적자 2배 증가 등을 거론하며 FTA 개정 협상 개시를 요청했으나, 한국 측은 이에 대해 FTA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다"며 "FTA의 효과, 미국 무역적자 원인, FTA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상호 간에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 두 나라 전문가들이 한·미 FTA 효과에 대한 조사·분석·평가가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가 제시한 FTA 효과 연구에 대한 미국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양국이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거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 협의 일정에 대해선 정하지 않았다"며 "다만 협의 채널은 열려 있으며 우리는 한·미 FTA 공동위 틀 내에서 열린 자세로 미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의 폐기 가능성은 딱 잘라 부인했다. 김 본부장은 "현 상황에서 폐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폐기되더라고 미국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서 쉽게 폐기를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회기가 아무런 성과 없이 일단락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 펼쳤을 뿐,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논의 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송영관 국가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의점을 못 찾았다는 것은 미국이 논의 할만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지금까지 주장한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제시할 만 구체적인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앞서 미국은 상품분야 무역적자가 한·미 FTA 발효 전인 2011년 133억달러에서 2015년 283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자체 조사에서 양국의 FTA가 없었다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283억달러가 아닌 440억달러로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병립기자 ri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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