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FTA폐기 발언에
청와대 "진의 파악 우선" 신중
북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 고조
대화 중심 대북 정책에 '찬물'
한국당 보이콧으로 '외우내환'
청와대 "진의 파악 우선" 신중
북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 고조
대화 중심 대북 정책에 '찬물'
한국당 보이콧으로 '외우내환'
문재인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북한의 핵실험, 새 정부 첫 정기국회 올스톱이라는 '3대 난관'에 봉착하면서 새정부 출범 후 최대 위기 상황에 처했다.
미 대선 때부터 끊임없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한미 FTA 폐기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양국간 통상 마찰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폐기 상황도 이미 염두에 두고 유불리를 검토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FTA 폐기 추진 의사라기 보다는 한국과의 재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엄포용'으로 보는 관측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또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한미 FTA 폐기에 부정적이어서 폐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폐기하려다 참모들과 산업계의 반발로 마음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결론이 나든 양국의 통상 마찰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한반도 안보의 근간이 되는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가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의 협정 폐기를 막으려는 것은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가 위기에 처한 시점에 한국 정부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트럼프 발언이 나온 후 몇시간 안돼 3일(한국시간) 오후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감지되면서 한반도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정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제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추정하고 이날 오후 1시 30분 문 대통령 주재하에 NSC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최첨단 수준의 수소폭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수소폭탄을 보여줬다"고 보도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지만 정부는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천명했지만 여전히 '대화' 기조는 유지하고 있는 상태고, 이달 통일부가 내놓기로 한 대북정책에도 '대화'는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전술핵 배치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여론일 뿐"이라고 전술핵 배치 가능성을 일축했고 외신들조차 '코리아 패싱'을 언급하는 상황에 이르는 등 정부의 심각한 안보 불감증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놓고 지난 2일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참여 거부)을 선언하면서 김이수 헌법재판관 인준안과 결산안 등 현안 처리는 요원해졌다. 새 정부 정책 추진의 밑거름이 될 증세안을 담은 세법개정안과 예산안 등 각종 법안 처리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지난주 여야정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을 제안했던 청와대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박미영기자 mypark@
미 대선 때부터 끊임없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한미 FTA 폐기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양국간 통상 마찰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폐기 상황도 이미 염두에 두고 유불리를 검토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FTA 폐기 추진 의사라기 보다는 한국과의 재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엄포용'으로 보는 관측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또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한미 FTA 폐기에 부정적이어서 폐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폐기하려다 참모들과 산업계의 반발로 마음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결론이 나든 양국의 통상 마찰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한반도 안보의 근간이 되는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가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의 협정 폐기를 막으려는 것은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가 위기에 처한 시점에 한국 정부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트럼프 발언이 나온 후 몇시간 안돼 3일(한국시간) 오후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감지되면서 한반도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정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제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추정하고 이날 오후 1시 30분 문 대통령 주재하에 NSC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최첨단 수준의 수소폭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수소폭탄을 보여줬다"고 보도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지만 정부는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천명했지만 여전히 '대화' 기조는 유지하고 있는 상태고, 이달 통일부가 내놓기로 한 대북정책에도 '대화'는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전술핵 배치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여론일 뿐"이라고 전술핵 배치 가능성을 일축했고 외신들조차 '코리아 패싱'을 언급하는 상황에 이르는 등 정부의 심각한 안보 불감증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놓고 지난 2일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참여 거부)을 선언하면서 김이수 헌법재판관 인준안과 결산안 등 현안 처리는 요원해졌다. 새 정부 정책 추진의 밑거름이 될 증세안을 담은 세법개정안과 예산안 등 각종 법안 처리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지난주 여야정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을 제안했던 청와대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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