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여객선 선박 연내 발주
2019년 중순 운항 가능할 듯
벙커C유 독점적 지위 '흔들'
정유사, 선제 투자 방안 검토
2019년 중순 운항 가능할 듯
벙커C유 독점적 지위 '흔들'
정유사, 선제 투자 방안 검토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선박 연료 시장이 다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액화석유가스(LPG)가 선박 연료 시장 진입을 노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벙커C유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조선·에너지업계에 따르면 LPG 업계는 연내 인천~제주 연안 여객선 사업에 투입하는 선박을 국내 조선소에 발주할 계획이다.
이 배는 벙커C유 대신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LPG 연료 선박이다. 기존 여객선보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폭 줄이는 장점이 있어 LPG 업계는 수송용 연료 수요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지역 해운사인 영성글로벌이 선박 발주를 맡고, E1은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 선박 운항은 이르면 오는 2019년 중순쯤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앞서 대한LPG협회는 지난해 연말 GE를 비롯해 국내 선사가 참여한 가운데 LPG 여객선 개발에 대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PG 업계가 선박 연료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정유사가 생산하는 벙커C유의 설 자리도 점점 좁아질 전망이다. 벙커C유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값싼 기름으로 주로 생산 공장의 보일러와 선박 연료로 사용한다.
문제는 해운사들이 오는 2020년부터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은 황산화물 배출기준이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한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은 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선박에 장착하거나 연료 자체를 바꿔야 한다.
벙커C유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기존 벙커C유보다 황 함량을 줄인 저유황유는 가격이 비싸고, LNG로 갈아타려면 선사들이 새로운 배를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LPG 연료 추진선까지 등장하면, 해운사 입장에선 선택지가 더 넓어지게 된다. 반대로 정유사 입장에서는 연료 공급시장에서 경쟁자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배출규제 대상이 수요처다 보니 벙커C유 시장의 칼자루는 사실상 해운사가 쥐고 있는 것"이라며 "선사가 어떤 연료를 선택할지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유사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 투자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인도 등 주요 벙커C유 수출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환경 변화 시 적기에 투자할 것을 고려 중"이라며 " 수출량 유지와 확대를 위해 기존 거래처 외에 새로운 수출처 확보, 고정 수출 거래처 추가 등의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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