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 IT미디어공학과 교수
![[시론] T커머스 도입 12년… 갈길 먼 서비스 수준](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1802102351607001[1].jpg "[시론] T커머스 도입 12년… 갈길 먼 서비스 수준")
이런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인 T커머스가 도입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2000년도에 지상파방송사 디지털방송서비스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비용 지원차원에서 프로그램 연동형태의 T커머스를 통한 상품판매 요구,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독립형 T커머스 서비스로 인한 시장창출과 디지털방송 전환 촉매제로서의 기대감, 마지막으로 급속한 변화가 예상되는 뉴미디어 환경에서 경험이 적은 시청자들에게 디지털 시청행태 유도 및 적응력 향상이었다. 이런 대의에도 불구하고 기존 5개 TV홈쇼핑 서비스가 존재함으로 T커머스 도입이 소비자 과소비 조장 우려, 재래유통구조 충격 등을 고려, 2005년에 정부는 기존 TV홈쇼핑 5개 사업자와 비홈쇼핑 계열 5개 사업자 총 10개의 T커머스 사업자를 선정했다.
T커머스가 도입된 지 12년이 지났다. 그동안 유료방송 가구는 2900만으로 급증함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이 완료단계에 있으며, 스마트 모바일 단말기 보급이 포화상태다. 또한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으로 시간, 장소, 단말기 제약 없이 모든 콘텐츠 접속이 가능하게 됐고, 소비자의 소비행태도 변했다. 즉, 환경이 T커머스에 적합하게 변화했음에도 아직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T커머스 시장규모가 정부가 최초 예상했던 것과 차이가 있는지, 현재 지상파인접채널인 황금채널대역을 차지한 TV홈쇼핑이 T커머스 겸영으로 T커머스 활성화보다 TV홈쇼핑 지위를 공고히 하는 외부효과가 존재했는지, T커머스 사업자가 서비스에 걸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못했는지, 서비스에 부적합한 정부규제가 존재했는지 등이 주된 원인들일 것으로 판단된다.
2005년 허가 이후 2013년까지는 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 미성숙과 TV홈쇼핑사업자의 외부효과에서 일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2013년 KTH의 독립형 T커머스 런칭과 2014년도 쇼핑앤티의 런칭을 기점으로 시장규모는 800억 원대가 됐고, 2016년도에는 9977억을 달성했으나, 정부의 시장규모 예측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의 1차적 원인은 T커머스 사업자가 서비스에 걸 맞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못한 점, 2차적 원인은 정부의 규제정책에서 찾고 싶다.
T커머스 사업자들은 다양한 기술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UI/UX 개선, 핀테크 도입, VR(가상현실)기술을 이용한 가상오픈마켓 서비스 등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고, 평균 25%의 낮은 판매수수료, 85% 이상의 중소기업 제품 방송편성, 낮은 제고부담률 등으로 TV홈쇼핑과 차별화를 추구했으나, 전반적인 방송형태는 TV홈쇼핑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TV홈쇼핑과 차별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연동형 T커머스 서비스는 아직도 방송편성에서 20%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정부 규제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으나, 우선 8VSB를 이용하는 6백만 케이블가구가 T커머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8VSB 서비스가 양방향성 부족, T커머스 10개 사업자 진입으로 그만큼의 일반 PP가 이동해야 되는 점을 우려한다.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QR코드나 비가청주파수를 이용하는 사운들리 기술을 이용해 스마폰과 양방향서비스가 가능하고, 케이블사업자의 8VSB 서비스는 현재 78개 채널을 110개 채널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이 경우 T커머스 10개 채널 이외에도 PP 채널 22개를 시청자에게 더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사업자들은 송출수수료를 통해 지상파방송사와의 CPS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도 있다. 그리고 T커머스 사업자는 600만 가구에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중소기업 제품판로에 기여할 수 있다. T커머스 사업자, 플랫폼사업자,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데 왜 규제하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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