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도 지도부 만나 설득
찬성 160표… 국민의당 역할 커
보수정당들 입지 더욱 좁아질 듯
찬성 160표… 국민의당 역할 커
보수정당들 입지 더욱 좁아질 듯
국회,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 가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체면을 구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재적의원 298명 중 찬성표는 160표로 더불어민주당(121석), 국민의당(40석) 의석수를 합친 것과 거의 일치했다. 무기명 표결인 만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국민의당 소속 의원 40명 가운데 30명 가량이 찬성에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도 국민의당의 역할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극력 반대했던 자유한국당은 본회의 표결 직전까지 국민의당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였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국민의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반대 표결을 요청했고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인준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던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협조를 구했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 처리에는 국민의당 지도부 등에 대한 문 대통령과 추 대표의 설득 작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 때 반대표를 던지면서 정치적인 부담감에 시달린 국민의당이 이날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까지 반대표를 던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가 4개 교섭단체 중심의 여소야대 국회에서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일단 107석의 한국당, 20석의 바른정당은 민주당의 '협상 대상자'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문제, 법인세율 인상을 골자로 한 법인세법 개정안 등 한국당·바른정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쟁점을 놓고 이들 보수정당 대신 국민의당과의 협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국민의당과의 협상에 집중한다면 안철수 대표 취임에도 불구, 지지율 답보상태를 계속하고 있는 국민의당도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각종 법안·예산 등 쟁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127석의 한국당·바른정당은 국민의당에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한국당 소속인 권성동 법사위원장, 염동열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등을 한 데 묶어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진보 성향이라는 점과 홍준표 대표의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 공수처 신설안이 매번 국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가결 처리는 추후 한국당을 흔들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피해갈 수 있어 다행이다"며 "사법부 수장 공백을 막기 위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준 입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 같은 뜻을 받들어 협치하고 소통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김미경·이호승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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