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태 ETRI 미래전략연구소장
![[포럼] 4차산업혁명, 멀리 내다보는 눈 가져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2202102251607001[1].jpg "[포럼] 4차산업혁명, 멀리 내다보는 눈 가져라")
하지만, 최근 기업가치 10억불 이상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들은 이 기간을 1년 정도로 단축시키고 있다. 이러한 속도와 다양성 폭발을 주도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연 것은 ICT(정보통신기술)이다. 2017년 현재 시가총액 규모 측면에서 세계 5대 기업이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모두 ICT기업이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큰 변화는 승자와 패자의 위치를 바꾼다. ICT가 주도하는 속도와 다양성 폭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생존 전략을 준비해야 할까?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세계 16개 선도국의 국가혁신전략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의 국가혁신전략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국가 경쟁력의 근본이 기초원천기술과 이를 활용하는 인재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기초원천 R&D 투자를 정부가 주도하고 혁신 친화적인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R&D 투자의 안정성을 마련하여 혁신전략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성과를 달성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고위험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중장기 예산을 확정하여 안정적인 연구 활동과 성과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어갈 우리의 R&D는 어떤 전략으로 추진해야 할지 고민이다. 먼저, 변화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초·원천 기술의 R&D 전략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 컴퓨팅, 알고리즘과 SW, 데이터 분석 등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초·원천 기술들이라 생각된다. 이 기술들은 비단 ICT 영역의 제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제조업, 농업,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범용 기술들이다. 본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 내 거대 ICT기업들에 비하면 국내 기술역량은 크게 부족하다.
또한 새로운 시대의 핵심 기술역량이 전 산업의 혁신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만들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 중심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풍부한 데이터의 확보와 유통은 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필요조건이다. OECD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공공데이터 개방지수는 세계 1위이지만 기업의 데이터 활용률은 6.5%에 불과하다 한다. 네트워크와 컴퓨팅 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교류, 활용하기 위한 표준 체계, 시장 구조 확립이 시급히 요구된다. 데이터가 확보되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직관과 정성적 분석능력을 갖춘 데이터 전문가 또한 필요하다.
국내 R&D 투자 비중은 응용 R&D가 기초·원천 R&D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단기성과에 맞춘 전략이다. 기술 선도국들은 이미 정부주도의 기초·원천R&D 확대와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로 전환해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중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조금 더 멀리 봐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초연결 기반의 산업 및 사회 시스템의 지능화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금 더 멀리 보고 기초·원천R&D를 강화하고, 데이터 수집 및 분석과 활용 기반 조성 등 기초체력을 다져야 먼 길을 더 빠르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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