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처리 과정
협치 가능성 확인에 자신감 얻어
협치 가능성 확인에 자신감 얻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우군화·자유한국당 패싱'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의 협치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자신감을 얻고 여소야대 정국 타개책으로 국민의당과의 확실한 연대방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과는 정책적 협력을 하면서 한국당을 고립화하면 야3당의 공조체제도 흔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나 정부조직법 개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이르기까지 건마다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일회성 협치'로는 정국을 주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10월 국감 등 다음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주요 국정과제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고 있는 한국당의 협조를 얻기는 어려운 만큼,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과의 협치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대상으로 강경노선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으나 국민의당의 협조로 김명수 고비를 넘기게 되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그동안 협치 방안으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된 것은 여야정협의체지만,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이 모두 포함된 여야정협의체보다 국민의당과의 개별적인 협치를 추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회동을 중심으로 하는 '2+2'방식이나 정책위의장 등 실무적인 정책 논의를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김명수 인준 표결 전 계획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회동을 표결 이후라도 언제든 하겠다는 입장이다. 추 대표는 김이수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향해 '뗑깡' 발언 등 막말 논란을 빚으며 갈등이 불거지게 한 원인을 제공했으나 최근 들어 몸을 낮추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인준안 처리에 협조해준 야당에 감사드린다"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에서 신임 대법원장을 세우기까지의 과정은 협치와 상생정치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고 야당에 공을 돌렸다. 추 대표는 "야당 측에 연락해 대표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김명수 인준은 상생과 협치의 시작이다. 초당적인 결단을 내린 야당에 감사한다"며 "여야가 함께 협치의 신호탄을 울린 만큼 정기국회에서도 협치의 길 위에서 손을 맞잡고 안정적인 국회 운영을 해나가겠다"고 피력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여당은 필요할 때에만 야당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협치를 조속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당과의 공통공약을 중심으로 정책 협치를 이루는 것을 1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김명수 인준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분권형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선거구제 개편은 국민의당의 핵심 목표다. 현재와 같은 다당제를 유지하려면 선거구제를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중선거구제로 바꾸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당의 의견에 긍정 신호를 보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청와대와 민주당이 분권형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약속했다'는 글을 게제하기도 했다.
선거구제 개편은 한국당이 반대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을 배제하고 국민의당을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 수 있는 전략적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또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사이에 제기된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했다.
민주당은 물론 여야정협의체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등 외교 일정을 마친 뒤 여야 5당 대표와 회동을 하려고 하는 것도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민주당은 바른정당과의 우호적 노선을 구축하려고 애쓰고 있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이 국회운영 전반에서 합리적 견제세력으로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바른정당을 추켜세우는 일이 많았고, 김명수 인준 이후에는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로 감사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민주당이 계속 바른정당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두고 '한국당 고립화'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건건이 국민의당 등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표결을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실질적인 정책·정치연합이나 연정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민주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의 협치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자신감을 얻고 여소야대 정국 타개책으로 국민의당과의 확실한 연대방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과는 정책적 협력을 하면서 한국당을 고립화하면 야3당의 공조체제도 흔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나 정부조직법 개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이르기까지 건마다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일회성 협치'로는 정국을 주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10월 국감 등 다음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주요 국정과제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고 있는 한국당의 협조를 얻기는 어려운 만큼,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과의 협치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대상으로 강경노선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으나 국민의당의 협조로 김명수 고비를 넘기게 되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그동안 협치 방안으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된 것은 여야정협의체지만,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이 모두 포함된 여야정협의체보다 국민의당과의 개별적인 협치를 추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회동을 중심으로 하는 '2+2'방식이나 정책위의장 등 실무적인 정책 논의를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김명수 인준 표결 전 계획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회동을 표결 이후라도 언제든 하겠다는 입장이다. 추 대표는 김이수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향해 '뗑깡' 발언 등 막말 논란을 빚으며 갈등이 불거지게 한 원인을 제공했으나 최근 들어 몸을 낮추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인준안 처리에 협조해준 야당에 감사드린다"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에서 신임 대법원장을 세우기까지의 과정은 협치와 상생정치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고 야당에 공을 돌렸다. 추 대표는 "야당 측에 연락해 대표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김명수 인준은 상생과 협치의 시작이다. 초당적인 결단을 내린 야당에 감사한다"며 "여야가 함께 협치의 신호탄을 울린 만큼 정기국회에서도 협치의 길 위에서 손을 맞잡고 안정적인 국회 운영을 해나가겠다"고 피력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여당은 필요할 때에만 야당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협치를 조속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당과의 공통공약을 중심으로 정책 협치를 이루는 것을 1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김명수 인준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분권형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선거구제 개편은 국민의당의 핵심 목표다. 현재와 같은 다당제를 유지하려면 선거구제를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중선거구제로 바꾸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당의 의견에 긍정 신호를 보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청와대와 민주당이 분권형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약속했다'는 글을 게제하기도 했다.
선거구제 개편은 한국당이 반대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을 배제하고 국민의당을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 수 있는 전략적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또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사이에 제기된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했다.
민주당은 물론 여야정협의체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등 외교 일정을 마친 뒤 여야 5당 대표와 회동을 하려고 하는 것도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민주당은 바른정당과의 우호적 노선을 구축하려고 애쓰고 있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이 국회운영 전반에서 합리적 견제세력으로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바른정당을 추켜세우는 일이 많았고, 김명수 인준 이후에는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로 감사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민주당이 계속 바른정당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두고 '한국당 고립화'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건건이 국민의당 등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표결을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실질적인 정책·정치연합이나 연정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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