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사 고용 시정명령
현실적 불가능 …'법적공방' 예상
현실적 불가능 …'법적공방' 예상
정부가 국내 최대 제과·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제빵기사 고용을 '본사의 불법파견'으로 규정, 가맹본부의 가맹점 관리 업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행법상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매장에 근무하는 도급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게 업무 관련 지시를 할 수 없는데, 파리바게뜨 본사가 이를 어기고 불법파견했다며 5378명을 직고용하도록 지시했다. 고용부 근로감독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본사는 본사 소속 품질관리사(QSV)를 통해 협력사 제빵기사의 출근 시간을 비롯해 업무 전반을 지시·감독했다.
파리바게뜨는 고용부로부터 정식 공문을 받은 날로부터 25일 안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인당 1000만원씩, 총 530억원 가량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사법 절차도 밟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본사 전체 인원과 맞먹는 제빵기사들을 한꺼번에 고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과태료만 낸다고 해서 마무리될 문제도 아니어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맹본부가 서비스 품질을 위해 일정 기준을 제시하고, 가맹점을 관리·지원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란 주장이다. 제빵의 경우 치킨·커피와 달리 빵을 제조하기 위해 제빵기사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교육 등을 요하는 등 특수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도 품질의 동질성을 믿고 프랜차이즈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며 "가맹점에 문제가 생기면 본부가 책임져야 하는 만큼 매출·품질 개선 등을 위해 매장 관리를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빵기사들을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하자 이와 유사한 고용형태를 가진 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이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규석 일승식품 대표는 "최근 가맹점주의 권리를 강조하면서 가맹본부의 정상적 관리 행위, 일명 '슈퍼바이징'도 가맹점을 간섭하는 갑질로 제보돼 전혀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회적 논란이 이는 인력 파견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을 비롯한 노사정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는 다음달 중순께 프랜차이즈 상생혁신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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