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하루 24시간에 맞춰 작동하는 '생체시계'의 비밀을 푼 미국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2일(현지시간)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미국의 제프리 홀 메인대 교수(72), 마이클 로스바쉬 브랜다이스대 교수(73), 마이클 영 록펠러대 교수(68)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물이 24시간을 주기로 활동하는 '서캐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을 조절하는 분자 매커니즘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구 상의 살아있는 유기체는 내부에 행성의 자전 주기에 맞춰 조절되는 생물학적 시계를 갖고 있고, 이를 통해 밤과 낮의 순환에 적응해 살고 있다. 가령 사람의 체온은 하루 종일 누워있거나 어둠 속에 갖혀 있어도 24시간 주기로 밤과 낮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변한다. 이는 생물의 내부에 일정한 리듬이 존재하고 시계와 같은 매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세 연구자는 초파리를 통해 이 생체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냈다. 이들은 1984년 초파리에서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피리어드(period)' 유전자를 분리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고, 이어 피리어드 유전자로 인해 합성되는 'PER' 단백질을 비롯해 'TIM', 'DBT' 등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단백질과 유전자들을 연이어 발견해 서캐디안 리듬이 작동하는 분자 단위의 매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인간을 비롯한 살아있는 유기체의 세포 안에서 생체시계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들이 찾아낸 생체시계는 하루 동안 벌어지는 생물의 복잡한 생리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정교하게 움직인다. 비행기를 타고 시간 변경선을 지나가면 시차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생활 방식과 생체 리듬이 맞지 않아 불균형이 일어날 경우,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노벨위원회는 "세 명의 수상자의 발견 이후로 일주생물학(circadian biology)은 인간의 건강과 웰빙에 영향을 미치며 광범위하고 역동적인 연구분야로 발전했다"고 평했다.
한편 이들의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리며, 이어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문학상 수상자 발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2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왼쪽부터)제프리 홀 메인대 교수, 마이클 로스바쉬 브랜다이스대 교수, 마이클 영 록펠러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