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때부터 프로게이머로 맹활약
가족으로부터 전폭지지 가장 큰힘
게임테스트 알바하다 정규직으로
기획자, 게임으로 소통·공감 보람
가족으로부터 전폭지지 가장 큰힘
게임테스트 알바하다 정규직으로
기획자, 게임으로 소통·공감 보람
![[게임짓는 사람들] 게임테스트 알바하다 게임기획자의 길로…](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3102101531102001[1].jpg "[게임짓는 사람들] 게임테스트 알바하다 게임기획자의 길로…")
게임짓는 사람들
김선욱 블루홀 '프로젝트W' 콘텐츠 파트장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열두 살 남자아이의 최대 고민은 전학 간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일이었다.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준 것은 농구도, 축구도 아닌 닌텐도 '동킹콩'이었다. 방과 후 슈퍼패미컴 하나에 다닥다닥 붙어 즐기던 이 게임에서 사내아이들은 '우정'을 배웠다. 게임은 이 아이에게 친구도 만들어줬고 프로게이머·게임 기획자라는 미래도 열어줬다. 블루홀의 게임 기획자 김선욱(34) '프로젝트 W' 전투콘텐츠 파트장의 이야기다.
"전학생이어서 친구가 많이 없었는데 같이 게임을 하거나 게임 이야기를 하니 새 학교 아이들과도 친해지게 됐죠. 공통의 관심사인 게임을 통해 대화도 하고 친구의 친구도 사귀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죠."
친구를 사귀려고 하던 게임은 자연스럽게 그를 프로게이머로 만들었다. 고등학교 때 이미 '퀘이크3' 프로게이머로 맹활약하며 '국가대표' 타이틀까지 달았다. 그런 그의 옆에는 "아예 이 길로 나가라"며 전폭적 지지를 보내 준 아버지가 늘 함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때, 제가 자꾸 게임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오니까 응원을 해주시더라고요. '저 녀석이 게임을 통해 뭔가를 이뤄가고 있구나'하고 보신 거죠. 아버지는 저한테 학교도 그만두고 이 길을 더 제대로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실 정도였어요. 그땐 게임만 하면 큰일 날 것 같아서 학업을 놓지 못했지만, 아버지 말대로 했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네요."
2009년까지 프로게이머로 활약한 그는 이듬해 블루홀에 합류했다. 온라인게임 '테라'를 테스트하는 아르바이트생이던 그는 6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블루홀의 식구가 됐다. 지금은 블루홀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차기작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W'의 전투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게임 기획자로 살아볼 것을 '강추'한다. 사람들이 게임으로 소통, 공감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거 자체가 보람있는 일이라는 것.
"게임이 인기가 많으면 이용자가 아닌 사람들도 그 게임에 관해 얘기하잖아요. 내가 나중에 저런 게임을 만들면 사람들이 내 게임을 얘기하고, 소통하고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되는 것이죠. 사람에겐 나의 경험을 공감받고 싶은 본능이 있잖아요. 말이나 글이 아니더라도 그걸 게임으로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어요. 공통의 관심사가 없는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통해 모이고 소통하는 것에 희열과 흥미를 느낀다면 게임 기획자의 길을 강력추천합니다."
프로젝트W 개발이 끝나면 조만간 그를 e스포츠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꼭 출전해보고 싶은 게임이 있어요. 고교 시절 했던 퀘이크의 신작이 최근에 나왔거든요. 퇴근하고 간간이 하고 있는데 10년 전에 했던 게임을 몸이 기억하더라고요. 저한테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아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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