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투자 할곳도 흔치 않아
저위험 저수익 선호 벗어나야"
저위험 저수익 선호 벗어나야"
인터뷰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만큼이나 실력 있는 벤처캐피털의 과감한 투자가 중요합니다."
최근 서울 삼성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사무실에서 만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사진)은 이같이 강조했다.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모태펀드 등 정부의 지원 외에도 민간에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VC) 육성과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액은 지난해 사상 최고인 2조1500억원을 기록하며 호황이 이어졌지만 국내외 VC의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창업생태계가 더 커질 수 있다.
임 센터장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등록된 VC가 100곳이 넘는데 유명한 VC는 많지 않다"며 "이 중 한 번에 200억∼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 곳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알토스벤처스 사례와 같이 특정 VC와 피투자사인 벤처·스타트업과 연관 지을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데 주목했다.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 성공으로 연결된 사례가 적었다는 것.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국내 모험자본이 '고위험 고수익'보다 '저위험 저수익'을 선호하는 분위기와 정부로부터 투자가 자유로울 수 없는 점을 꼽았다.
임 센터장은 "과감한 투자가 일어나려면 10곳에 투자했을 때 1∼2곳에서 확실한 투자회수(엑싯)가 일어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서 이러한 성공사례가 많지 않은 데다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모험자본이 모험보다 안정을 택한다"고 진단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VC의 경우 국내 벤처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제한 때문에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고 성장할 기회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해외 VC의 경우 국내외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다양한 VC를 접하고 때론 공동투자를 하거나 투자한 기업을 해외 VC에 소개해 투자를 이끌어 내지만 국내 VC의 관련 사례는 많지 않다.
임 센터장은 "배달의민족이나 토스 등 최근 흥행하는 서비스를 보면 적기에 후속 투자가 이뤄져 자금조달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며 "과감한 모험투자가 이뤄지고 큰 VC가 출현할수록 국내 창업생태계는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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