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매출 30% 수수료로 챙겨가
당국에 안 잡히는 수익 최소 1조
네이버 2746억 법인세 납부 대조
국내 인터넷업체 '박탈감' 심화
동등한 상황서 '경쟁의 룰' 요구
당국에 안 잡히는 수익 최소 1조
네이버 2746억 법인세 납부 대조
국내 인터넷업체 '박탈감' 심화
동등한 상황서 '경쟁의 룰' 요구
![[토종기업 역차별] 구글, 돈은 한국서 벌고 세금은 싱가포르에…](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2002100351043001[1].jpg "[토종기업 역차별] 구글, 돈은 한국서 벌고 세금은 싱가포르에…")
■ 토종기업만 발목 잡는`역차별`
(1) 구글 앱 장터 매출 3조 … 세금 어디로
[디지털타임스 진현진 기자]글로벌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국가 간 경계는 없어지고 기업 간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해외 사업자는 각종 규제에서 제외돼 막힘 없이 수익을 챙기는 반면 토종 사업자는 각종 법 규제에 발목을 묶이는 '역차별'이 심화하고 있어 시장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초 네이버·카카오·구글·페이스북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공론화 기구 '인터넷 상생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디지털타임스는 국내 기업의 발목만 잡는 역차별의 실태와 해소방안을 점검해 본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사업자에게 동등한 규제를 하기 위해 출범하는 '인터넷 상생 협의체'가 힘을 받기 위해선 해외 사업자의 국내 매출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실적을 공시할 때 지역별 매출을 미국, 영국, 기타 지역으로 나눠 공개한다. 2016년 실적 보고서 상의 구글의 전체 매출은 약 903억달러(약 98조원)였고, 영국 지역 매출은 77억8700만달러(약 8조4606억원)다.
구글이 영국에서 신고한 영국 법인의 2016년 매출은 10억파운드(약 1조 5000억원)다. 이는 알파벳이 미국 SEC에 공시한 영국 지역 매출의 17%에 불과하다. 즉, 구글이 영국 지역에서 일으키는 매출 중 80% 이상이 구글의 영국법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나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글코리아의 매출을 알게 된다 해도, 그것이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전체 매출을 뜻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구글의 '조세 회피' 정황은 포착되고 있다. 구글은 현재 국내에서 광고와 앱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에 신고되는 구글코리아의 매출은 광고 등의 부문만 집계된 매출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은 빠져 있다. 이마저도 구글은 지난해 2000억원대의 매출만을 올렸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역차별 논란은 거세졌다.
메조미디어의 '2017 상반기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 자료에 따르면 2017 상반기 디스플레이 광고 및 동영상 광고 시장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19% 증가한 6086억원이다. 특히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유튜브의 매출은 74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38억5000억원을 기록한 네이버보다 3.2배다. 여기에 구글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 네트워크 광고 상품, 검색광고 등을 합하면 매출은 더 불어난다.
문제는 구글 플레이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다. 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는 올해 1∼11월 구글플레이의 한국 누적 매출을 3조1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71.3% 늘어난 규모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매출 중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이는 게임 매출로 추산된 금액이기에 구글은 최소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앉아서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는 국내 세금 당국에 잡히지 않는다. 국내 이용자가 구글 플레이에서 결제한 금액은 구글 싱가포르법인으로 계상되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구글코리아는 외국인이 투자한 법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내 법인과 같은 법 적용을 받긴 하지만, 앱장터의 매출은 국내에서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인터넷 사업자인 네이버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2조5920억원으로 2746억원을 국내에 법인세로 납부했다. 그러나 구글 플레이에서만 3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구글은 정확한 매출과 세금납부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뛰어야 하는데 이미 안방에서 평평하지 않은 운동장에 발이 빠진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불공정함을 경험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려고 해도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구글의 배만 불리고 현실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공룡을 상대로 공정한 경쟁을 해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국내에서조차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당연한 '시장의 룰'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싸이월드가 사라지고 수익은 작은 기업 등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이 가져간다"며 "국내에서 그들이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얼마 버는지도 모르고, 세금도 안 내고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공정한 인터넷 경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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