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겨울올림픽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을 기념해 발행한 '평창 기념지폐(기념은행권)'의 위변조를 막기 위한 첨단 과학기술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위변조 기술들은 현재 온라인에서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기념지폐의 가짜 여부를 판별하는 '감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평창겨울올림픽을 기념해 기념주화와 기념지폐를 발행했다. 기념주화는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발행됐는데, 금으로 만든 금화(3만원화·2만원화), 은화(5000원화), 황동화(1000원화) 등 세 종류다.
특히 기념지폐는 우리나라가 처음 발행한 것으로, 액면가가 2000원이지만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8000원에 일반에게 판매했다. 현재 온라인 등에서 판매가의 3∼4배 수준에서 거래될 정도로 국내외 화폐 수집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념지폐 앞면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컬링, 봅슬레이 등 동계올림픽 6개 종목의 도안이 들어가 있고, 뒷면은 조선시대 유명 화가인 단원 김홍도 선생의 소나무 아래 용맹스런 호랑이 모습을 그린 그림인 '송하맹호도'를 담았다.
이 같은 발행 의미와 디자인적 차별성 뿐 아니라, 기념지폐에는 위변조를 막기 위한 다양한 첨단 과학기술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 우선 지폐 앞면의 '입체형 부분노출은선'은 지폐를 상하좌우로 기울였을 때 평창을 상징하는 한글 자음 'ㅍ', 'ㅊ'이 교차하며 움직인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자음이 보이지 않으면 위조지폐라는 게 조폐공사의 설명이다.
평창올림픽 공식 엠블럼 밑에는 '숨은 그림 및 돌출 은화'가 제작돼 있어 지폐를 빛에 비춰 보면 대회의 개폐회식 경기장이 보이고, 돌출은화는 빛에 비춰 보지 않아도 숨은 그림의 일부가 육안으로 식별되도록 제작했다.
홀로그램도 넣어 위변조를 보다 철저히 막았다. 대회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을 구성하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혼합해 눈꽃송이 모양으로 형상화한 홀로그램을 넣었으며, 기념지폐 앞면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문자, 숫자를 포함해 뒷면의 호랑이, 문자, 숫자 등에 볼록인쇄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이 부위를 손으로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오톨도톨한 감촉이 없으면 가짜지폐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수 볼록인쇄기법'으로 평창을 의미하는 한글 자음 'ㅍ', 'ㅊ'를 숨겨 인쇄해 지폐를 비스듬히 기울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숨겨놓은 두 개의 자음(ㅍ, ㅊ)이 교차해 표현되도록 '요판잠상' 기술을 적용했다.
이밖에 기호·번호의 문자와 숫자 크기가 오른쪽으로 가면서 점차 커지는 '가로확대형 기번호'와 지폐 뒷면 오른쪽 액면숫자(2000)를 보는 각도에 따라 숫자 색깔이 황금색에서 녹색으로 바뀌게 하는 '색변환잉크', 확대경으로 봐야 확인이 가능한 작은 문자인 '미세문자' 등이 적용됐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기념화폐에는 첨단 인쇄기술과 특수 잉크, 특수 물질, 홀로그램 등 9개에 달하는 위변조 방지 기술과 장치들을 대거 적용, 세계적인 위변조 방지기술을 갖춘 공기업으로 인정받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