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자동차·로봇 등 9개 대상
R&D·인력비용 매출의 5%이상
중기는 물론 대기업도 충족못해
"현실성 없는 전시행정" 지적도
올 3월·내년 3월 한시적 적용
"실질적 지원 받도록 완화해야"
R&D·인력비용 매출의 5%이상
중기는 물론 대기업도 충족못해
"현실성 없는 전시행정" 지적도
올 3월·내년 3월 한시적 적용
"실질적 지원 받도록 완화해야"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신산업의 조기 투자를 유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이 조건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1월부터 시행한 조세특례법 25의 5항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 세액공제' 제도에 따라 작년 결산을 마친 기업을 대상으로 신성장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신청을 받고 있다. 관련 법은 회계기준으로 올해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신청할 수 있는 시점은 올해 3월과 내년 3월뿐이다.
이 제도는 연구개발 투자가 신성장기술 사업화로 결실을 보게 되면 중소기업은 투자금액의 10%,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7%, 5%만큼 소득·법인세에서 각각 공제를 받도록 해주는 제도다. 미래형 자동차, 지능 정보, 차세대 전자정보 디바이스, 차세대 방송통신, 바이오·헬스, 에너지 신산업·환경, 융복합 소재, 로봇, 항공우주 등 9개 신성장·원천기술이 대상이다. 기재부는 신성장동력·원천기술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의 후, 세액 공제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정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신청 조건 때문이다.
업계는 세액공제 기준 가운데 '연구·인력개발비(세법기준)가 전체 매출액 비중의 5% 이상일 것'이라는 조건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등록된 연구소의 연구·개발(R&D) 전담 인력만 인정한다'는 조건을 맞출 방법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세법 기준으로 보면 연구·인력개발비는 급여와 R&D 원재료비, 위탁 개발비만 포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 사업에 대한 R&D 조직의 예산만을 포함한다고 전제하면 대기업조차도 이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 R&D 전담 인력만 인정한다는 조건은 웬만한 중소기업이 이를 충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는 적어도 R&D 매출액 비중을 일반 기업 회계기준으로 완화해, R&D 투자의 범위를 연구소 내 행정·연구보조 인력 등으로 확대해 준다면 좀 더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당장 올해 결산이 끝나기 전에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역시 아무도 혜택을 받지 못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신산업에 대한 투자 위험을 줄이면서도,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꼼꼼한 정책 지원이 필수"라며 "실질적으로 세액공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 첫 세액공제 신청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며 "조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만약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는 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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