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서 음악감상· 4050대 중년층
군입대 앞둔 사람·학생 등 주로 찾아
아이리버, E700 등 보급형 모델 생산
수요층 꾸준 아직까지 단종계획 없어
쉬크, 10종 넘는 모델 연 4만대 판매
온라인 위주 유통 … 신제품 출시계획
군입대 앞둔 사람·학생 등 주로 찾아
아이리버, E700 등 보급형 모델 생산
수요층 꾸준 아직까지 단종계획 없어
쉬크, 10종 넘는 모델 연 4만대 판매
온라인 위주 유통 … 신제품 출시계획
[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1990년대 청춘들의 필수 소장품이었던 '워크맨', '마이마이' 등 카세트 플레이어. 이를 밀어내고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음원을 수백 곡씩 내려받아 원하는 음악을 바로바로 들을 수 있는 MP3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MP3플레이어가 휴대용 음원 재생기 시장을 평정했다. 우리나라가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MP3플레이어는 세계 시장을 호령했다. 그러나 2007년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MP3플레이어는 설 땅을 잃었다. 이젠 마치 과거 워크맨처럼 추억의 기기가 돼버린 MP3플레이어는 점점 시장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옛 모습 그대로의 MP3플레이어가 시장에서 아주 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국내에서 한 해 10만대 가량이 판매되고 있다. 한 때 애플 아이팟과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했던 아이리버를 비롯해 소수 MP3플레이어 제조사들이 계속해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운동하면서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 군인, 학생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꾸준히 MP3플레이어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4366 가구 7385명의 MP3 플레이어 보유율은 2012년 16.4%에서 2016년 2.8%로 13.6%포인트나 줄었다. 또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율은 536% 증가한 반면 MP3 플레이어와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PMP) 판매율은 87% 감소했다.
음원 다운로드 방식에서 스트리밍 방식의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MP3플레이어는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는 반면 다운로드 시장은 연평균 19.3%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MP3 형식의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는 틈새시장으로 전락하거나 거의 사라질 위기"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아이리버, 쉬크, 엠피지오 등 소수의 제조 업체들이 보급형 MP3 플레이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수요가 많진 않지만, 꾸준히 찾아 소비자 층이 있다는 게 업체들 설명이다. 운동하면서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이나 40~50대 중년층, 군 입대를 앞둔 사람, 학생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는 소비자가 MP3플레이어를 주로 찾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때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 점유율 70%, 세계 시장 25%를 차지했던 아이리버는 E700, T70 등 2개의 보급형 MP3플레이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고품질 음향기기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전환한 아이리버는 유통업자들의 계속된 건의로 2011년 이후 출시하지 않았던 MP3플레이어 신제품을 지난 2015년 하반기 출시하기도 했다. 판매량은 2016년 2만7000대, 2017년 3만대이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개발비가 덜 드는데다, 판매가 꾸준하니 굳이 단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0종이 넘는 MP3플레이어 제품을 연간 4만대 가량 판매하는 쉬크 관계자는 "온라인 위주로 판매하고 있고, 신제품 출시 계획도 있다"며 "MP3플레이어 수요가 앞으로 5~10년 정도는 꾸준할 것으로 보여 제품 수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str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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