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류 등 캐릭터 상품 품절사태
올림픽 배지 16만5000개 이상 팔려
강릉 슈퍼스토어 입장만 15분 대기
동작 보다 감정 담아 '친근함' 느껴
올림픽 배지 16만5000개 이상 팔려
강릉 슈퍼스토어 입장만 15분 대기
동작 보다 감정 담아 '친근함' 느껴
[디지털타임스 진현진 기자]"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주는 '어사화 쓴 수호랑'이랑 비슷한 '장원급제 수호랑' 인형을 사고 싶었는데 스토어에선 이미 품절돼 못 샀어요."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가 올림픽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올림픽 마스코트로는 최초로 감정을 표현하는 '감정형' 캐릭터로 구현해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사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캐릭터인 '호돌이'를 잇는 흰 호랑이 '백호' 캐릭터로, 올림픽을 보호·수호한다는 의미와 강원도 정선아리랑에서 '랑'을 따서 이름 붙였다.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동물인 반달가슴곰을 의미하는 '반달(반다)'과 기념한다는 뜻의 '비(碑)'를 합쳐 만들어졌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014년 캐릭터를 공모했지만, 당선작이 나오지 않아 국내 디자인 전문가 그룹을 통해 2년여 작업 끝에 탄생시켰다.
수호랑과 반다비의 인기는 온·오프라인 스토어의 품절사태로 알 수 있다. 평창 올림픽 공식스토어에선 인형, 의류 등 대부분 캐릭터 관련 상품이 품절이다. 강릉과 평창에 위치한 기념품숍 '슈퍼스토어'에서도 인기 상품들은 이미 매진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개막날인 2월 9일까지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 판매량은 24만개다. 캐릭터 배지를 포함해 평창 올림픽 배지 판매량은 16만5000개 이상이다.
캐릭터 인기에 힘입어 슈퍼스토어 앞에는 연일 대기 줄이 늘어지고 있다. 강릉 슈퍼스토어 입장은 최소 15분여를 대기해야 하며 계산하기 위해선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대구에서 온 한유주(24)씨는 "장원급제 수호랑을 사지 못해 아쉽다"며 "배지와 스니커즈 등을 포함해 17만원치를 샀다"고 말했다. 실제 방문객들은 한번에 10만~40만원 어치를 사간다고 슈퍼스토어 관계자는 말했다.
평창 조직위에 따르면 설 명절 전 평균 방문객은 강릉 슈퍼스토어가 1만명, 평창이 1만5000명 정도다. 설 명절에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강릉 1만9000명, 평창 2만7000명이 방문했다. 평창 슈퍼스토어는 지난 17일 일 매출 1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림픽 라이선스 상품은 올림픽 전체 수입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라이선스 상품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올림픽은 1억6300만달러(약 1767억원)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호돌이'가 앞장섰던 1988 서울 올림픽 라이선스 상품 매출은 1880만달러다.
수호랑과 반다비의 인기요인은 '친근함'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올림픽 캐릭터는 스포츠 종목의 '동작'을 표현했는데, 수호랑과 반다비에는 올림픽 최초로 '감정'이 담겼기 때문이다. 애정이 넘치는 듯한 '하트' 눈을 한 수호랑과 반다비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평창 조직위에서 제작한 4편의 애니메이션도 친근함을 더하고 있다.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다 보니 캐릭터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초의 '감정형' 캐릭터를 디자인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도 배포하고 홍보물에 사용하고 있는데, 다양한 표정 등을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이경(23)씨는 "인포메이션 센터 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수호랑이 고양이냐'고 물을 정도로 귀엽게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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