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사용건수 케이뱅크의 '96배'
해외사이트 통한 부정사용 빈번
해킹·범죄조직 연루 우려도 커져
자체 FDS 못 갖춘 것도 문제점
카뱅 "가입자 많기때문" 답변만
해외사이트 통한 부정사용 빈번
해킹·범죄조직 연루 우려도 커져
자체 FDS 못 갖춘 것도 문제점
카뱅 "가입자 많기때문" 답변만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의 100배에 달하는 등 관련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거래에 있어 핵심 보안시스템인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7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2호로 출범해 단기간에 급속한 양적 성장을 거뒀지만, 기존 제도권 금융사에 비해 아직 정보보안, 고객대응 체계가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인터넷전문은행 카드 발급 건수 및 국내외 부정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27일 출범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7개월간의 영업기간 동안, 총 671건의 카드 부정사용이 발생했다.
전체 카드부정 사용 건수 중 국내에서 발생한 부정사용 건수는 305건, 해외 부정사용 건수는 366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앞서 지난해 4월 3일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국내외 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7건에 불과해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 보다 부정사용 건수가 96배나 많았다.
카드 부정사용 피해금액도 카카오뱅크가 압도적으로 많다. 카카오뱅크는 카드 부정사용으로 총 5022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반면, 케이뱅크는 17만원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 보다 고객 수와 거래 건수에서 크게 앞서지만, 이를 고려해도 카카오뱅크의 카드 부정사용 발생 건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카드 발급 수는 2월 말 기준 381만장, 케이뱅크는 65만장으로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 보다 5.8배 많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의 부정사용이 지금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사이트를 통한 부정사용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해외 사이트를 통한 체크카드 부정사용은 자칫 해외 해킹조직이나 범죄조직과 연루될 가능성도 커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 직장인 A씨는 "새벽부터 결제 문자가 계속 와 확인했는데, 해외 사이트에서 카카오뱅크 카드로 결제가 됐다는 메시지가 계속됐다"며 "짧은 시간에 계좌에 있는 돈이 모두 빠져나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해외 사이트에서 이같은 피해를 봤다는 사례를 포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동일한 피해가 반복되는 것으로 봤을때, 카카오뱅크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케이뱅크 보다 피해 사례가 많은 것은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확실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나 거래 규모가 케이뱅크 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카드 부정사용도 더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카드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FDS를 강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뱅크 측은 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확대되자, 지난해 11월 카드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국민카드를 통해 FDS를 고도화하고 전문 모니터링 요원을 확대 배치하는 등 부정사용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381만개의 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거대 금융기관으로 성장했지만, 자체적으로 전용 이상거래 시스템도 갖추지 않고 있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자체적으로 이상거래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카드 업무 대행사인 비씨카드가 FDS를 운용하고 있고, 은행 자체적으로도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전문 팀에 수신 계좌에서도 이상 출금이 나타나면 계좌 출금을 차단하는 등 3중 방어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FDS를 전적으로 국민카드에 맡기고 있고, 국민카드가 이상거래로 판단한 경우에만 계좌 인출을 정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드 업무를 담당하는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고객의 카드 이용 패턴이 일반 카드 이용자와 달라서 초기 부정사용을 걸러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FDS 고도화로 카드 부정사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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