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
반도체 이은 주력산업으로 육성
SK, '한집 두 가족 체제' 규모 키워
합성의약품 · 백신 육성에 집중
LG, LG생명과학 흡수 투자확대 나서
면역항암제·당뇨병치료제 등 개발
코오롱그룹, '인보사' 글로벌시장 성공에 사활
이달부터 미국서 임상3상 진행
삼성, SK, LG, 코오롱그룹 등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분야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의약품을 수탁제조개발(CD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를 반도체에 이은 주력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제3공장을 준공해 세계 최대인 36만ℓ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출시와 더불어 일본 다케다제약과 급성 췌장염 치료 바이오신약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종합 바이오 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SK그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바이오 산업을 키우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은 각각 합성의약품 개발과 원료의약품 수탁생산(CMO)에 주력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진행 중인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임상 3상을 마무리해 내년 초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신경질환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 후속 신약의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SK바이오텍은 지난 1월 미국에 마케팅법인 'SK바이오텍 USA'를 설립하고, 의약품 생산규모를 현재 32만ℓ에서 2020년까지 80만ℓ로 늘려 글로벌 10대 CMO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SK케미칼은 백신과 혈액제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개발하고,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을 개발해 다국적 제약사의 독점을 깬 SK케미칼은 올해 백신 사업을 분사해 전문성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분리된 백신 사업 부문은 전략적 투자 유치를 위한 별도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SK케미칼은 작년 12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화학 부문 '그린케미칼'과 제약 부문 '라이프사이언스'를 나눠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LG생명과학을 흡수해 '생명과학사업본부'로 두고 백신·합성신약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선 생명과학사업본부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지만, LG화학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R&D 투자 규모를 연간 최대 500억원 늘려 올해 약 1400억원을 투입하고, 면역항암제와 당뇨병 치료제 등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회장이 끈기있는 투자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글로벌 시장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1983년 삼영신약(현 코오롱제약)을 인수해 제약산업에 진출, 합성의약품 사업을 전개해왔으며, 인보사 개발을 위해 1999년 티슈진(현 코오롱티슈진)과 2000년 코오롱생명과학을 각각 설립했다. 약 20년간 1100억원을 인보사 개발에 투자한 코오롱그룹은 작년 7월 인보사의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고, 이달부터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한다.
이외 포스코가 최근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고 발표하며 대기업의 추가 진출을 예고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포항공대(포스텍)의 바이오 역량과 포스코의 비즈니스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는 바이오진단 부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CJ그룹은 지난 2월 제약·바이오 부문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33년 진행해온 산업에서 철수키로 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제약·바이오산업은 오랜 기다림을 요구하고 복잡한 가치사슬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 오너가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시간을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