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때도 비서 한명과 동행
자녀 결혼도 친인척만 조촐하게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어울리기도
자녀 결혼도 친인척만 조촐하게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어울리기도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불리며 직원들과도 '이웃집 아저씨'같이 소탈하게 어울리는 경영인이었다. 고인은 사업에선 누구보다 엄격한 승부사였지만, 평소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우러나오는 '인화'를 중시했다.
구 회장은 재벌 총수답지 않게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 때문에 구 회장을 처음 만난 사람 대부분이 놀라곤 했다. 일례로 구 회장이 부장 시절 해외출장을 함께 간 기업 인사가 나중에 귀국해서야 동행한 구 회장이 그룹 회장의 맏아들임을 알고 놀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 때에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토록 했고, 주말에 지인 경조사에 갈 경우에는 비서 없이 홀자 가는 경우도 많았다. 수수한 옷차림에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해외 출장 배웅을 위해 공항에 나갔던 한 직원에 "일 안 하고 뭐하러 여기까지 왔냐"고 말한 그다.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어울리는 회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장 취임 초 그룹 임직원들을 시상하는 행사에 직원들과 똑같은 행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평소 구 회장의 소탈한 성품은 자녀들 결혼식에서도 드러났다. 2006년 큰딸 구연경 씨의 결혼식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CC에서 친인척만 모여 조촐하게 진행했다. 2009년 아들 구광모씨 결혼식도 가까운 친인척만 모여 치렀다.
인재 유치 행사에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참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과 흔쾌히 사진을 함께 찍으며 어울리기도 했다. 또 행사장에서 만난 학생들이나 직원들에 격의 없이 다가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라고 먼저 권하기도 하는 등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구 회장은 항상 약속 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예의를 반드시 지켰다.
고인은 사회 공헌에도 관심이 많았다. 2015년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보답하겠다"며 직접 지시를 내려 'LG 의인상'을 만들었다. 3년간 77명에게 각각 1000만~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지만, 기념식을 하지 않는다. 수상자가 원하는 장소, 시간을 정해서 소리 소문 없이 상패와 상금을 전달한다. 대개 떠들썩한 행사로 진행되는 다른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구 회장의 소탈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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