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 카드용 D램(GDDR6)을 공급한다. SK하이닉스는 HBM2(고대역폭 메모리)에 이어 전략 신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 또 엔비디아는 그래픽D램에서 삼성전자의 높은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2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오는 7월쯤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1180'에 20나노급 14Gbps 속도의 그래픽 D램 'GDDR6'를 3분기부터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D램은 PC, 워크스테이션, 영상재생 기기, 고성능 게임기 등에서 그래픽 카드의 명령을 받아 동영상과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는데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기존 GDDR5보다 최고 속도가 배 빠르고, 동작 전압이 10% 이상 낮다.
SK하이닉스는 올초 샘플 제조를 시작한 12·14Gbps 급 GDDR6를 3분기부터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16Gbps(1초에 16억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속도) GDDR6 제품은 연말쯤 양산 준비를 마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제품 출시 초기에는 삼성전자의 GDDR6를 그래픽카드에 적용한 이후, SK하이닉스 제품도 함께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작년 초부터 GDDR6 제품을 양산 중이다. 마이크론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비슷한 성능의 GDDR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에 두 가지 이상의 메모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2)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은 D램을 실리콘관통전극(TSV) 방식으로 수직으로 적층하고 여기에 신호전송 최적화 설계와 발열 제어 기능 등을 더해 성능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의 GDDR6 메모리를 활용하는 이유로 그래픽카드 공급부족 해소, 삼성전자에 대한 그래픽D램 의존도 낮추기 등을 꼽았다.
엔비디아가 머신러닝과 자율주행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로 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일정 수준 거리를 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GDDR6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4K 이상의 고화질 디스플레이 지원 등 차세대 성장 산업에서 필수 메모리 솔루션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그래픽 카드용 D램 탑재 용량은 지난해 평균 2.2GB에서 2021년에는 평균 4.1GB로 늘어나며, 연평균 17%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SK하이닉스가 올해 초부터 양산을 시작한 GDDR6(Graphics DDR6) 그래픽 D램 제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