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가동 멈춰 기업실적 큰 영향
단기간내 인력 집중배치 어려워
중후장대 업계 묘수 없어 골머리
단기간내 인력 집중배치 어려워
중후장대 업계 묘수 없어 골머리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들은 탄력 근무제나, 선택적 시간 근무제 등으로 52시간 규정을 지키면서 보수를 진행하는 대안을 준비해놓긴 했다. 하지만 아직 시행해 본 적이 없어 실제로 기한 내에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7일 정유·화학·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를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들도 하반기에 일부 생산라인 별로 정기보수를 시행할 예정이다.
생산 라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정유·화학업계는 약 2~3년을 주기로 대규모 정기보수를 하고, 철강업계도 공정이나 제품별로 연간 1~2차례 정도 보수를 한다. 해당 기간에는 안전과 품질 등의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춘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의 정기보수 일정은 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온도 등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공정 특성상 24시간 일정한 가동이 필요한 공정에서는 작게는 하루에 수억원, 크게는 수백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기존처럼 정기보수 기간에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는 어려워졌다. 이에 업계는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타사 동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실정이다.
포스코의 경우 탄력 근무제나, 선택적 시간 근무제 등을 최대한 활용해 52시간 근로제의 테두리 안에서 인력 투입을 늘리는 등 기간 내에 보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설비별로 6개월 또는 1년 등의 기간을 가지고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하는데 점검 과정에선 설비 가동이 멈추기 때문에 해당 설비를 비롯, 연관 공정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대한 정비 보수를 빠른 시간 내 끝내야 하는데 일시적으로 52시간 근무로는 이를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나섰지만 고용노동부가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재계 일부에서는 최근 52시간 근무제를 비롯해 최저임금 등에서 이미 수차례 정부 간 엇박자가 나왔던 만큼, 정부가 숨통을 틔워줄 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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