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포럼] 부동산 정책, 금리인상 대비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1602102369640001[1].jpg "[포럼] 부동산 정책, 금리인상 대비해야")
작년까지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3% 초반에 머물던 것이 벌써 3% 후반을 향해 가고 있고, 금리 상단의 경우 이미 5%를 넘은 상태에서 미국 금리가 또 오르면 최대 6%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상당기간 동결되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이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는 평소에 이자만 은행에 지급하다가 대출만기일에 원금을 일시불로 상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하는 원리금 상환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일반인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여러 경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리 인상은 거시 경제 전체의 침체를 유발하며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도 하방압력을 받게 된다. 물론 거시경제의 호황이 지속될 경우 그런 염려는 줄어든다. 다음으로는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나서 부동산을 사고자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되고, 이러한 수요 감소가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상시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지역은 이러한 수요 감소가 나타나더라도 그 영향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오르는 경우까지 있다. 결론적으로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악재임은 분명하나 실제 하락으로 연결될지는 다른 여건을 같이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중반에도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였고, 우리도 따라 인상했다. 1990년대 후반 금리인상 시점에 전국 주택가격은 하방압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2000년 대 중반 금리인상기 때도 상승률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부동산은 계속 올랐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에서 금리인상은 부동산가격에 하방압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향후 금리가 인상 된다면, 시차는 있을지언정 부동산가격의 조정 가능성은 굉장히 높아 질 것이다. 여기에 사상최대의 가계부채 규모와 기업구조조정 등을 감안한다면 과거와 달리 국내에 주는 충격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 과거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꾸준히 상승한 것은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고 성장세의 거시경제가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급부족도 많이 해소되었고, 경제성장도 저성장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에 금리인상으로 인한 충격은 과거와 달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럴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만약 금리가 예상외로 빨리, 그리고 많이 오르게 된다면 서민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경제에 큰 충격이 가해질 것이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동산가격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과거 많이 회자되었던 '하우스 푸어' 문제가 다시 불거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 경험으로 알 수 있듯이 이로 인한 피해는 중산층과 서민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고,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정부에서는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처럼 강남집값만 정책의 중심으로 삼을게 아니라, 앞으로 시장여건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고 악영향을 어떻게 줄일지를 고민해야만 한다. 가뜩이나 힘든 지방시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서민들에게 다가올 충격은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대책을 만들어야 금리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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