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훼손논란 한달 만에
"경제 호황인데 올리려 하나"
중국과 무역협상 앞두고 압박
"경제 호황인데 올리려 하나"
중국과 무역협상 앞두고 압박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또다시 공격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인데도 불구하고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의 목적이 위안화 절상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기축통화 발행국의 지위를 이용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중국을 따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달갑지 않다"고 밝혔다.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에 휩싸인 지 한 달만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방송된 CNBC와 인터뷰에서도 "(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그들은 또 다시 올리려고 한다"면서 "유럽은 우리가 올리는 것처럼 금리를 올리고 있지 않다. 우리 통화가치만 오르고 있다. 우리에게 분명 불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명목 아래 금리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꺼려온 역대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대조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며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하는 일들은 미국 재무부에 부담해야 하는 수억 달러, 어떤 경우에는 수십억 달러를 메우고 있는 것"이라며 "내가 이기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당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춰 대미 수출품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미·중 간 무역분쟁을 마무리하는 별도의 시간표(time frame)도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은 22~23일 예정된 차관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대중 압박수위를 높여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협상의 최대 키워드가 '위안화 환율'이라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인위적으로 위안화의 절상을 유도하는 '중국판 플라자 합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이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관철해 엔화 강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18일 CNBC는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이 위안화 저평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83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보다 0.52% 오른 것이다. 인상 폭은 3주 만에 최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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