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포럼] 남북 경협시대 북한의 석유탐사사업](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2402102369640002[1].jpg "[포럼] 남북 경협시대 북한의 석유탐사사업")
남북 협력관계는 그동안 남북 집권세력의 필요성에 따라 진행과 중단이 반복됐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은 또 다시 활발해지고 전과는 다른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북한과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중단된 사이 중국 몽골 등 외국 회사들이 북한의 에너지자원 탐사와 개발 사업에 꾸준히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관계, 북미 관계, 북한과 중국 및 일본과의 외교 관계가 급속도로 바뀌고 북한이 본격적인 개방의 시대로 접어들면 100 여 년 전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싸고 발생했던 것과 흡사한 형태로 외국세력의 북한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등이 오싹해진다.
대부분의 자원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에너지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또한 유사한 지질을 갖고 있는 북한의 에너지자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사업 추진에 유리한 위치에 있고 충분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5년 발표된 해외의 석유탐사전문지 Geo-ExPro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에는 5개의 육상 유망 분지와 2개의 해상 유망 분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상광구에서는 약 22개의 탐사시추공이 시추되었고 그중 많은 시추공에서 석유나 가스징후가 발견되기도 하였으며 특히, 2개의 시추공에서는 생산시험이 이루어져 수십 배럴과 수백 배럴 규모의 원유 산출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북한의 석유개발 사업에 참여한 몽골의 HBOil 사는 2017년 1월 미국의 독자제재로 인해 동한만에서 추진 중이던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 회사의 경우는 북한의 조선석유개발회사와 말레이시아의 NHLB사가 80:20으로 합자회사를 설립해 추진하던 동한만 탐사사업의 NHLB사 지분을 2013년 인수해 북한 내 원유탐사와 탄화수소 개발 생산 독점권을 부여받고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그뿐 마니라 북한의 석유정제 시설 운영권과 원유의 수입 및 배분권을 부여받아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이는 북한이 얼마나 석유자원의 확보를 갈구하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지난 반세기에 가까운 기간 동안 북한에서 추진된 석유탐사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주변국과의 해상경계문제, 현대식 시추 장비와 기술 부족, 재정 및 정치적 위험성에 따른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석유에 대한 외부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그동안 물리탐사와 탐사시추와 같은 석유탐사 활동이 꾸준히 이루어져왔다는 것이고 그 작업이 주로 외국회사들이 참여해 이뤄졌고, 시추결과 많은 탐사정에서 유징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생산성 시험이 이루어졌고 더욱이 일부 탐사시추에서는 원유가 산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 북한 내 석유자원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경협 분위기에 휩쓸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섣불리 나설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축이 되어 기존의 탐사자료를 확보하고 정확한 석유부존 가능성과 예상 부존량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해외에서 분석된 자료에 근거하면 북한 서한만과 동한만 해상광구에 대한 남북 공동으로 해상 물리탐사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한국의 자본과 탐사 및 개발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북한 석유자원 공동 개발 추진의 성공 관건은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자료 분석 단계, 물리 탐사 단계, 탐사 시추단계 등으로 나누워 단계별로 사업이 추진되어야 남북관계의 진척과 후퇴가 반복되더라도 꾸준히 자료와 정보 축적이 가능해 향후 유의미한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개발 자체가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이므로 불확실성이 높은 남북관계에서는 지나친 욕심 부리지 말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성공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북한과의 협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진행할 수 있느냐에 있다. 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5년 주기의 정부교체와 온탕냉탕 대북관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계적인 추진 계획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국제컨소시엄 사업 형태의 안정적 추진 체계 등 제도적 장치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남한의 앞선 기술 및 자본이 합쳐지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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