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서울을 벗어나서 신규 택지를 조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과천이나 안산 등 신규 택지 후보지에서 어떤 방식으로는 토지 보상비가 지급될 텐데 이 자금이 다시 서울로 유입돼 쓸데없는 부동산 버블만 키울 것이 분명합니다"(부동산전문가 A씨)
"서울시가 아직도 그린벨트 해제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데 정부가 21일 서울이 아닌 수도권 근교에, 그것도 현재 후보지가 유출된 곳에 신규 택지를 지정하는 것은 투기 수요를 잡겠다면서 투기 정보를 되려 준 꼴밖에 안 됩니다. 수도권 근교에 공급 대책을 강행하면 난개발 논란만 가중될 겁니다"(부동산전문가 B씨)
"제 2판교신도시와 같은 사례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단순히 임대주택만 많이 공급할 게 아니라 지하철이나 광역 교통 여건 등 호재가 뒤따라야 합니다"(부동산전문가 C씨)
정부가 21일 9·13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신규 택지 조성 후보지 공개를 앞둔 가운데 과천과 안산 등 유력 후보지에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논란 속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근교 신규 택지 조성 후보지가 제대로 공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규 택지 조성 후보지로 유력한 과천과 안산을 중심으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천 시민들은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주암지구 등 1만4000세대 분양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과천 또 다른 지역을 신규 택지로 지정하는 것은 무분별한 난개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8개월 전부터 신규 택지 예정 후보지에서 평상시보다 6배 이상 많은 대지 거래가 이뤄졌는데 정부가 신규 택지 후보지를 확정하면 투기 정보를 제공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투기 수요를 잡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안산도 베드타운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청와대 청원 글까지 올라온 상태다. 올해 안산 입주물량은 6810가구로 17년 만에 가장 많다. 향후 2년간에도 1만5000가구에 육박하는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안산은 지난 7월 대비 8월 아파트값이 -2.13% 떨어져 경남 거제(-2.22%)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안산은 지역 경제 침체로 중소기업 노동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5년 8월 8만1837명에서 올해 6월 7만6525명으로 5312명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여전히 그린벨트 해제 관련 반대 의사를 접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들도 서울시의 입장에 서서 그린벨트 해제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최종적으로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할 경우 서울시내 신규 택지 조성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집값 과열 현상을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경기도 거주민의 반발이 거센 데다가 벌써 실효성 논란이 커진 수도권 근교 택지조성을 강행할 경우 정책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키게 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신규 택지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개발을 필요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파주나 포천처럼 난 개발 사례만 늘리게 된다"면서 "집값은 잡지 못하고 정책 불신만 키우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