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수 국방전산정보원장
![[기고] 사이버, 정보화와 보안이 균형 이뤄야 발전](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1902102369640001[1].jpg "[기고] 사이버, 정보화와 보안이 균형 이뤄야 발전")
국가적으로도 해커의 공격에 의한 국가기간산업의 마비나 국가기밀의 노출은 치명적 위협을 낳기 때문에 국가뿐 아니라 기업 및 개인 차원에서 사이버 공간의 안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결국 비용과 노력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공격자가 방어자에 비해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고 완벽한 대응이란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라 수세적인 방어자에게 사이버 공간의 안전에 관한 비용 지출은 불가피하면서도 소모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사이버스페이스는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이 1981년에 쓴 SF소설 '불타는 크롬'에서 최초로 사용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이후 물리적 현실세계가 아닌 컴퓨터와 인터넷 등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의 위협 문제가 지구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사이버 공간의 안전을 보장하는 업무 전체를 단지 사이버라는 용어로 오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사이버가 독립적인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일에 엄밀한 정의와 개념을 추구하는 공학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짚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무릇 모든 일에 독점이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듯이 특정 용어를 독점하는 사이버 또한 생태계에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정보화 분야의 일부로서 다뤄지던 정보보호가 시대의 흐름과 함께 사이버로 넓혀가면서 조직, 인력, 예산 등의 모든 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현상이 과연 정상적인지 함께 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사이버 공간의 존재 없이 어찌 사이버 공간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 존재하겠는가.
사이버는 세 가지 활동 축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며 각 영역의 균형적 발전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먼저, 사이버 공간을 건설하는 기존의 정보화 분야이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 위에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단계부터 품질을 고려하여 사이버 공간이 안전하게 건설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사이버 공간에 접속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들이 만족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운영유지하는 정보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로소 구축된 사이버 공간에서 정(正)의 사용자를 부(否)의 사용자로부터 지키는 일이다. 위협을 감지하고 정보자산을 보호하고 예방하며 사고가 났을 때 이를 추적하고 밝혀내는 활동이 핵심적인 일이다.이처럼 세 가지 영역은 불가분의 관계를 이룬다.
공공 조직은 한정된 자원 하에 효율성을 추구하며 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사이버 공간의 안전에 관한 이슈가 빈발하다하여 예산, 조직 및 인력 확장의 정당성이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그래서도 안될 것이다. 사이버 공간의 건설, 운영유지, 안전한 보호는 상호 의존적이며 보완적이라는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더구나 기존 정보화 조직, 인력, 예산의 밑돌을 빼어 윗돌을 괴는 과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정보기술이 정보화 혁명을 견인했듯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바꾸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기술을 각 현장에 적용하여 국가, 산업, 조직, 개인을 변화시키는 일에 대해 앞으로 그 명칭을 무엇이라 부르든지 정보화 전사(戰士)의 몫이라는 데 대해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핵심기술을 응용하여 사이버 공간을 만드는 첫 단계부터 안전하게 구축하고, 이후 사용자를 지원하는 운영유지 서비스 전 과정에 걸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이버 공간 안전관리 전사(戰士)의 역할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일의 순서가 그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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