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연구 개발 역량이 입증된 것 같아 뜻깊은 수상입니다. 대한민국 수동부품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이종호 삼성전기 마스터(45)는 '전자산업의 쌀'로 꼽히는 MLCC 핵심기술 등의 공을 인정 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이 같이 소감을 말했다.
이 마스터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전자·IT의 날' 행사에서 대한민국 수동부품(passive component)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마스터란 R&D(연구·개발)에만 전념해 해당 분야 임원급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삼성전기의 인사 제도다.
이 마스터는 2003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생명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삼성전기에 입사해 관련 핵심기술 확보와 다양한 신제품 개발로 삼성전기를 MLCC 세계 시장점유율 2위로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2016년부터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며 MLCC 핵심 구성 요소인 유전체와 내부전극 두께를 0.5㎛ 이하로 줄이는 박층화 기술을 연구해 세계 최고 용량의 MLCC를 개발한 것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란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크기는 머리카락 두께와 비슷한 0.4㎜×0.2㎜부터 다양하고,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개, 자동차에는 8000여개 정도가 들어간다. 와인잔에 MLCC를 가득 채우면 그 가격만 수억원에 이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매출 기준으로 MLCC 시장에서 무라타(34%)에 이은 2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 사업 호조 등을 앞세워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기의 실적 호조의 핵심 역할을 한 이 마스터는 이번 수상의 공로를 부인에게 돌렸다. 이 마스터와 부인은 같은 회사 생산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소위 '컴퍼니 커플(C·C)'이다. 그는 "아무래도 같은 회사에 있다 보니 부인이 많은 이해를 해줬고, 업무도 같은 개발이라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1986년부터 MLCC 사업을 시작해 현재 부산사업장과 중국, 필리핀에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초소형·고용량 IT용 제품과 전장용 MLCC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전자·IT의 날 행사에서 이종호 삼성전기 마스터(45)가 대통령 표창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마스터는 2016년부터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며 MLCC 박층화 기술을 연구해 세계 최고 용량의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공을 세웠다. <삼성전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