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활용비중 확대
1년새 5.6% → 8.7%로 급증
기혼근로자 1.5배↑ 122만명
'노무관리 어려움' 시행한계도
1년새 5.6% → 8.7%로 급증
기혼근로자 1.5배↑ 122만명
'노무관리 어려움' 시행한계도
#KB금융지주에서 근무하는 A차장은 요즘 아침 시간이 한결 여유롭다. 지난 9월부터 시행한 시차출퇴근제로 오전 10시까지 출근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남들에게 부탁하지 않고도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살배기 아들을 걱정없이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줄 수 있게 됐다.
#정부부처에서 근무하는 B주무관은 예고 없이 생긴 오전 9시 회의 준비를 위해 미리 8시에 출근했다. 이전 같으면 한 시간 일찍 출근한 것과 관계없이 무조건 오후 6시에 퇴근했지만 유연근무제 시행 이후 눈치보지 않고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게 됐다.
유연근무제 활용비중 확대
5일 통계청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는 167만5000명으로 지난해 104만1000명보다 61%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2000만6000명 중에서 차지하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 비중도 5.2%에서 8.4%로 3.2%포인트 늘었다.
기혼 근로자들의 활용이 두드러지게 확대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기혼자는 12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만4000명보다 1.5배 증가했다. 비중도 5.6%에서 8.7%로 늘었다. 미혼 근로자도 같은 기간 24만7000명에서 45만1000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2.3%로 가장 높았고 40대(9.1%), 50대(7.4%), 15~29세(7.2%) 순이었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유연근무제 유형으로는 위 사례와 같이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가 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33.2%)였다. 이어 선택적 근무시간제(32.3%), 탄력적 근무제(27.3%), 근로시간 단축근무제(15.1%) 등이 뒤를 따랐다.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하는 근로자는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 55만6000명으로 늘었다. 선택적 근무시간제도 33만2000명에서 54만1000명까지 확대했다.
아직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는 임금근로자 중 향후 유연근무제를 희망하는 비중은 38%였다. 활용 희망 유형은 선택적 근무시간제(40.2%), 탄력적 근무제(29.6%), 시차출퇴근제(25.1%) 순이었다.
다만 여전히 한계점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유연근무제 시행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300인 이상 기업은 '노무 관리 어려움'(5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희망 근로자가 없다'는 이유로 시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외 선진국보다는 여전히 도입 비율이 낮다. 일본은 탄력적 근로시간 도입률이 52.8%다. 미국은 81%의 기업이 시차출퇴근제를 적용하고 있고 유럽의 경우 시간제(69%)와 시차출퇴근제(66%)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정재우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 많은 고용주들이 이득보다 관리비용이나 부작용이 많은 제도로 인식할 수 있고 근로자들은 협업이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면서 "산업이나 사업체 특성을 고려해 제도가 도입 가능한 직무를 발굴해 실제로 사용 가능한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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