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포럼] `잘라파고스 신드롬`이 두렵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1/2018112002102369640001[1].jpg "[포럼] `잘라파고스 신드롬`이 두렵다")
4차혁명은 '두뇌혁명'이다. 전 세계가 첨단 두뇌 유치와 육성에 혈안이 되어있다. 두뇌 파워가 4차혁명의 생명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전통산업중심의 수출금액이나 자랑하고 '무역흑자'에만 매달리지 '인재적자'를 무시한다. 한국의 첨단산업에서 인재유출이 4차혁명에서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반도체와 ICT, 바이오가 한국의 미래다. 그런데 반도체 인력들은 고액연봉으로 유혹하는 중국으로 떠나고, ICT는 정부가 규제를 심하게 해서 떠나고, 바이오는 '황우석 사태'와 '삼바사태'로 사기꾼 취급해서 떠난다.
정치는 국민을 배부르게 하고 생계걱정 안 하게 만드는 것이 최고의 정치다. 중국에서 천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위대한 황제라는 칭호를 받은 천고일제(千古一帝)중의 한명인 당태종도 두려워한 신하가 한명 있었다. 바로 위징이다. 당태종이 군대의 수를 늘리기 위해 16세 이상의 어린 소년들도 모조리 군대로 징집하려 하자 위징은 당태종에 당당하게 "연못을 말려 고기를 잡고, 숲을 태워 사냥을 하고, 닭을 잡아 계란을 꺼내는 일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오합지졸 10만보다 정예군 1만이 낫고 군대는 질이지 양이 아니라고 간언을 해 당태종의 무리한 정책을 저지했다.
경제정책에 있어서 한국에는 이런 위징 같은 참모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리한 공약실행에 목맬게 아니라 민생과 국가의 미래에 목매야 위대한 지도자로 남는다. 새 정부 들어 최대 고민이자 정책실패가 고용이라고 하지만 또 하나를 더 든다면 4차산업정책이다. 4차혁명은 빅데이타 혁명이다. 3차혁명에서 한국은 중국이 옆에 있어 얼떨결에 공장과 시장을 얻어 대박이 났다. 그런데 빅데이타와 AI, 클라우드, 로봇이 주도하는 4차혁명에 있어서는 재수없으면 중국 옆에 있는 것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14.8억명의 모바일과 7.4억명의 인터넷 가입자가 만드는 거대한 빅데이타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핀테크 왕국이 되었지만 한국은 아직도 인터넷은행 하나 더 만드는데도 정치권끼리 치고 받고 있는 한심한 수준이다. 한국정부의 신성장산업정책은 책임도 없는 위원회만 자꾸 만들고, 허구한 날 법안은 논의만 하고 있다. 달리는 백마처럼 휙 지나가는 기술의 변화에 너무 둔감하고 여유롭다. 국가의 미래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치권과 이에 대응해 당당하게 설득을 하지 못하는 정부가 4차산업혁명 발전의 장애요인이다.
신기술은 '돈 먹는 하마'다. 투자회수는 느리고 자금은 먼저 들어간다. 그래서 엔젤, 벤처, 사모펀드같은 위험하지만 큰 기대수익을 노리는 신금융이 판을 치고 이들이 자금 회수할 시장을 만들어줘야 신성장산업이 꽃핀다.
한국은 코스닥시장이 신성장산업의 자금공급원이 아니라 개미들의 투기장화 되어가고 있다. 중국은 성장주를 상장시키는 데 중소반, 창업반에 이어 이번에 기술반을 만들어준다. 신기술 가진 기업이면 이익이 안 나도 전략적으로 특례 상장 시킨다. 중국은 160여개의 유니콘들이 특례상장을 할까, 나스닥에 상장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4차산업혁명은 정부회의로 호텔포럼에서 세미나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필드에서 날 밤 세며 기술개발하면서 발전하고 성장한다.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4차혁명에서 인재, 정책, 돈의 3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한국은 3차혁명에서 성공에도 불구하고 4차혁명에서는 세상과 단절된 갈라파고스의 섬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일본의 전자산업이 세계시장의 변화에 둔감해 자기들 취향에만 맞추다 결국 도태했다. 한국, 잘나갔던 일본의 전자산업이 '일본(Japan)'과 '갈라파고스(Galapagos)'의 합성어인 '잘라파고스(Jalapagos)'로 전락했던 사례를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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