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보잉 767 항공기가 최근 기체 결함으로 잇달아 지연·결항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해당 항공기는 도입한 지 20년이 지난 노후 항공기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운항 중이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국내선 김포~제주노선에 투입한 항공기가 불안해서 이용하지 못하겠다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아시아나항공 B767 항공기가 김포와 제주노선에서 유사한 사건 사고가 한 달 새 몇 번씩 계속되는 관계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의 B767은 이달 들어서만 몇 차례 기체결함 등으로 지연되거나 결항했다. 이달 9일 제주공항을 이륙하기 위해 1시간가량을 활주로 내에서 이동하던 중 기체 결함으로 회항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날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 290여 명이 다시 내려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B767 항공기는 현재 국적 항공사 8개사 중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인천이 운용 중이다. 에어인천이 여객 수송이 아닌, 화물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게 운용 중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이 8대, 에어인천이 1대를 보유 중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B767은 김포와 제주노선에만 투입된다.
아시아나항공 B767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20년 이상이다. 가장 기령이 적은 항공기가 1998년 제작해 20년이며, 가장 오래된 것은 1993년으로 올해 25년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전체 항공기 중 20년 이상 된 항공기는 19개에 달한다. 이는 대한항공(17개)보다 높은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대한항공과 2배 이상 적다.
사실상 국토교통부와 4년 전 맺은 '경년항공기 퇴출' 협약도 무용지물이다. 2015년 국토교통부는 국적항공사 8개사와 20년 넘은 항공기를 조기 퇴출하고 도입을 자제하기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약을 체결했다. 노후 항공기에 대한 국민 우려를 반영하자는 취지였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항공기 기령과 정비 발생 빈도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항공기 정비로 인한 지연, 결함에 대한 비교군으로 '정비신뢰성'이라는 수치를 이용하고 있는데, B767의 정비신뢰성은 지난 26일 기준 99.60다. 이는 지연 건수를 100회 비행으로 환산(%로 환산)한 수치로, 1회 운항시 정비로 15분 초과 지연되지 않고 운항할 확률을 의미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내부 매뉴얼에 따라 부품 교체를 실시하고 있으며 정비 상황에 따라 더 빠른 교체가 될 수 있게 조정하며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기령이 무의미하다"면서도 "이는 관련 정비가 착실히 뒷받침될 경우"라고 제언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