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콤비플레이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뒤 선거제도 개편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0일 취임 100일을 맞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9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4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의 반발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농성장으로 찾아온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연동형 비례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이날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원단연석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여러분의 양심에 묻는다. 개혁연대가 아니라 기득권 연대를 하자고 2년 전 겨울 탄핵을 하고 촛불을 들었냐"며 "초심으로 돌아가 이 상황을 바로 잡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를 정상화 하려면 12월 임시국회를 즉각 열어야 한다"면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합의안을 만드는데 거대양당은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직접 시민들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전에 나섰다. 야3당은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밀린 선거제도 개혁 기본 방향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모여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결정짓는 담판회동이나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5당 대표-원내대표 회동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야3당이 목소리를 점차 높아지는 것과 달리 민주당·한국당의 반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12월 임시국회를 여는 방안도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거대양당과 야3당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민주당 측은 유치원 3법이나 김상환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 등을 할 수 있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염두에 두고 있으나 야3당은 정개특위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11일로 예정돼 있는 원내대표 경선에 더 치중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농성장 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도는 우리 나름대로의 안을 가질 것"이라며 "원내대표 선거가 지금 당면과제이니 끝나고 난 다음 이런저런 정리를 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12월 임시국회를 연다고 해도 민주당과 한국당, 야3당이 개별현안에서 각각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3각 대치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9일 국회 로텐더홀 야3당 농성장을 찾은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왼쪽)과 단식농성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