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수수료·임대료 떼고나면 손에 쥐는 건 겨우 생활비"
"인건비 부담에 작년부터 홀로 근무
최근 점포 내놓은 점주들도 숱해"
알바 구하는 청년도 최저임금 분통
큰돈 안되는 '쪼개기 알바' 다반사
"최저임금 만원? 처음에나 좋았죠"
"인건비 부담에 작년부터 홀로 근무
최근 점포 내놓은 점주들도 숱해"
알바 구하는 청년도 최저임금 분통
큰돈 안되는 '쪼개기 알바' 다반사
"최저임금 만원? 처음에나 좋았죠"
![[르포] 17년차 편의점 점주의 하소연](http://contents.dt.co.kr/images/201902/2019021802100458037002[1].jpg "[르포] 17년차 편의점 점주의 하소연")
박동욱기자 fufus@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된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올해 1월 1일부터 10.9%가 더 올라 시간당 임금이 8350원에 이른다. 게다가 지속하는 경기불황으로 직원 없이 근무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었고, 인건비 부담에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쪼개기 고용'까지 성행하고 있다. 평일인 지난 14일과 주말인 16일 이틀간 디지털타임스 기자가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며 현장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시들어가는 풀뿌리 골목상권
◇"한 달 순수익 340여만원…알바생 고용은 언감생심"= 김씨의 불만은 점차 하소연으로 변했다. 김씨는 같은 자리에서 편의점만 17년 넘게 운영해온 지역 터줏대감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만해도 아르바이트만 3명을 고용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는 이미 1년 전부터 문 열 때부터 영업 종료까지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고용한 아르바이트생 3명만으로 가게가 돌아갔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로만 100만원 정도가 더 들자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작년부터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총 16시간을 혼자 근무한다. 3월부터는 1시간 더 일찍 나와 가게 문을 열 계획이다."
밀려오는 고객들에 포스기를 쉼 없이 움직이면서도 상품 재고를 확인해 틈틈이 발주 작업을 해야 했다.
한 순간도 쉴틈없이 움직이는 김씨를 보고, 가만히 카운터만 지키기 미안할 정도였다.
점심시간 훌쩍 지나 한 시름 놓을 때쯤 김씨에게 부탁해 편의점의 1월 정산보고서를 살펴봤다. 부가세를 뺀 1월 총 매출액은 3649만원. 이 금액에서 물건값을 제외하면 총 매출이익 995여만원이 남는다.
통상적으로 본사 가맹 수수료를 제외하고 매출이익의 70%만 점주의 손에 쥐어진다. A씨는 본사에 약 300만원을 지불한 후 임대료 300만원, 전기료 60만원을 납부했다.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순수익은 340만원정도다. 인건비 없이 사장 혼자 하루 16시간 이상 근무해야 이 수준이다. 보증금을 포함한 편의점 초기 투자비용이 약 1억5000만원인데, 투자 대비 이익이 크지는 않다. 점포를 2~3개씩 가지고 있던 가맹점주들은 인건비가 부담스러워 최근 가게를 많이 내놨다."
◇"최저임금 올라 좋아했지만…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요"= 주말 늦은 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프랜차이즈 편의점 가맹점. 이 곳의 아르바이트생 박모씨(23)는 토요일 야간 시간에만 근무한다.
대학생인 박씨는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구인 사이트를 물색했지만 분통이 터졌다고 토로했다.
"학기 중에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워 방학 때 바짝 벌어둘 생각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일할 자리가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주일 중 하루 혹은 이틀만 일할 근무자를 찾는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최저시급이 오른 상황에서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근무하는 알바를 여러 명 고용하는 이른바 '알바 쪼개기'를 택하는 추세다.
게다가 낮 시간에는 가게 주인들이 직접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야간 시간에만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박 씨의 경우에도 편의점, PC방, 공장 등 10곳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현재 근무하고 있는 편의점 단 한 곳에서만 연락을 받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3개월의 수습기간이 있다. 이 기간 동안은 시급의 90%만 받는데, 현재 토요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시간당 7515원을 받으며 일주일에 한 번만 근무하고 있다. 수습기간 때문에 급여가 더 적고, 야간 시간대에는 사건 사고가 많아 위험해 근무를 망설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번 정부들어 2년 동안 27%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자영업자와 근무자들의 울상이 좀처럼 가실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최저임금 결정의 속도조절을 예고한 만큼 이와 관련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기다려본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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