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25년 가까이 이어진 '알짜' 인천~몽골노선의 독점 체제를 깼다.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대표 대형항공사(FSC)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일정으로 인천~울란바토르 신규 노선에 취항하는 운수권을 배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대한항공이 25년 동안 독점 운영해왔다. 1991년 한국과 몽골이 항공협정을 맺으며 처음 개설됐지만, 당시 1국 1항공사 체제 운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몽골에서는 미아트항공이 운항을 맡고 있다.
하지만 한정적인 공급에 비해 수요가 몰리면서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행시간은 약 3시간 30분에 불과하지만, 성수기 항공권이 100만원까지 웃돈이 붙는 등 같은 비행 시간대 노선보다 배 이상 비싼 가격은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25여 년 가까이 이어져 온 독점 체제는 지난달 깨졌다. 국토부와 몽골 정부는 지난달 항공회담에서 기존 1국 1항공사 체제를 1국 2항공사 체제로 바꾸고, 운항 편수도 주 6회에서 9회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지난 2003년부터 기존 체제를 유지했던 몽골이 입장을 돌변한 것은 올해 7월 신울란바토르 국제공항 개항 등 변화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부는 "기존의 독점 구조를 깨고 운항 항공사의 다변화와 경쟁으로 운임 인하와 서비스 품질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울란바토르는 안정적인 수요가 뒷받침되는 '하늘길'인 만큼 항공사들이 앞다퉈 출사표를 냈다. 현재 취항 중인 대한항공도 서류를 냈고, 정부의 운수권 제재가 진행 중인 진에어 역시 신청서를 접수했었다. 제주항공을 비롯, 나머지 LCC 역시 알짜 노선 진입에 도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거머쥔 것은 그동안 국내 FSC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LCC들이 갖추진 못한 대형항공기를 갖춘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측은 290석 규모의 A330-300 기종을 인천~몽골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노선 배분 결과는 국익과 고객 편의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신규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심의는 독점노선의 해소와 지방공항 중장거리 노선 취항 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중국 등 주요국가와의 항공 회담 등으로 항공사에는 운항기회의 확대, 국민에는 항공편 증편 등을 통한 편의 향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 울란바토르 외 추가로 확보한 부산~울란바타르 운수권 주 1회는 에어부산에 배분됐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부산~창이 노선을 각 7회분을 배분받았다. 한~마닐라 노선의 경우 에어부산에 주950석(약 5회)이 배분됐고, 대한항공에도 주178석(약 1회)이 추가 배분됐다. 또 한~우즈베키스탄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 1회씩 나눠 가졌고, 한~헝가리, 한~런던, 한~밀라노·로마 등의 12개 비경합 운수권이 국내 국적사에 새로 또는 추가 배분됐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