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꿈꿨지만 유튜버로 선회
게임캐릭터 흉내 반응 좋아
훗날 먹방영상도 도전
콘텐츠 제작 욕심에
대부분의 수익 재투자
"과분한 사랑 항상 감사"
게임캐릭터 흉내 반응 좋아
훗날 먹방영상도 도전
콘텐츠 제작 욕심에
대부분의 수익 재투자
"과분한 사랑 항상 감사"
천의 목소리 가진 '더빙레이디' 김태희를 만나다
"성우를 꿈꿨어요. 두 번 낙방했는데, 지금은 유튜버가 되길 잘 한 거 같아요." '더빙레이디'(DUBBING-LADY)라 불리는 크리에이터 김태희(26)를 만났다.
온라인 FPS 게임 '오버워치'를 진행하면서 큰 인기를 얻은 더빙 레이디. 그 비결은 바로 게임 속 캐릭터의 목소리 흉내를 낸 것. "게임 플레이 영상을 시도했는데, 첫 방송부터 많은 분들이 봐줬죠. 특히, 제 주력 캐릭터인 '디바'와 '메르시'를 목소리로 연기 했는데, 두 인물의 톤과 성향을 좀 다르게 표현했더니 반응이 뜨거웠거든요.(웃음) 더빙레이디가 된 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김태희는 말했다.
김태희는 유튜브 채널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본인 캐릭터에 대해 "여성스러운 색상의 핑크색, 고양이는 원래 좋아했고요. 팬들 중 한 분이 직접 팬아트를 만들어서 선물해 줬어요. 지금도 제 보물 1호 중 하나입니다. 그 캐릭터를 살려서 마우스용 패드를 커다랗게 제작해 판매를 하고 있어요. 조만간 다양한 상품도 개발해 영상으로도 띄울 예정"이라고 했다.
게임 속 어여쁜 여성 캐릭터들의 목소리로 방송 진행을 하다 보니, 더빙레이디의 실제 모습도 궁금해진 사람들이 자연스레 많아졌다. "얼굴 공개에 대한 자신감보다 제 외모를 두고 채팅방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그 분들(?)을 위해 제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냈어요. 대부분 칭찬 글이 많았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댓글은 '뭐야, 애 왜 이렇게 예쁘지?'였거든요. (웃음) 예쁘다고 해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라고 부끄러워 했다.
과거 성우지망생으로 살면서 아르바이트로 전화상담사를 했던 김태희다. "천성이 착해야 하는 고객 응대.. 원래 한 귀로 듣고 흘리는 스타일인데, 가끔 악성 고객을 만나면 화장실에 가 물을 틀어 놓고 몰래 운 적이 있어요."라며 "그 덕분에 지금은 댓글로 공격하는 이들에게 잘 응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제 팬들까지 나서서 그런 악플러들을 미리 차단해 주니 늘 고마운 거 있죠, 후후!"
평소 라이브 방송을 하면, 1백여 명 넘게 '더빙레이디'를 보러 몰려든다는 덕후들, 일명 '더덕들'이라고도 불린다. "(웃으며) 더빙레이디를 좋아하는 덕후들이란 의미를 지닌 거죠. 방송을 진행하면서 배가 고프면 좋아하는 스시나 쭈꾸미를 배달 시켜 먹을 때가 많거든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제 먹방 영상도 반응이 좋아요. 지금은 치아교정 중이라 훗날 보철을 빼고 나면 본격적으로 먹방 영상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라고 김태희는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들도 있다고 했다. "제가 방송을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면, 그걸 따로 녹음해서 2차 가공을 해주시는 팬들이 있어요. 너무 재밌더군요. 제가 만든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거 같아 매우 뿌듯합니다"라고 말한 김태희는 "최근엔 '재키와이'란 랩퍼의 노래를 오버워치 게임의 디바 버전으로 바꾸어 직접 부르기도 했어요. 조회수가 백만이 훌쩍? 하하하, 앞으로도 다양하게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게 목표"라고도 했다. (더빙레이디가 부른 라이브 노래 영상은 'DT 유튜브 채널'을 통해 4월 17일 공개할 예정이다.)
취미로 '태보'도 즐기는 더빙레이디 였다. "제가 직접 태보하는 모습을 너무 좋아해 주셔서 저 또한 영상을 통해 후한 리액션(!)을 해줍니다"라고. 유튜브 채널 수익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일단은 생활비로 쓰고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데 대부분 소비합니다. 예를 들어, 영상 편집을 하는 분들, 그 속에 삽입되는 여러 캐릭터들도 외주로 제작 중이고요. 녹음을 하면 믹싱도 해야 하고…. 거기에 따른 마스터링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게다가 영상을 올릴 때 썸네일 디자인도 맡기고 있고요, 대부분의 유튜브 수익은 채널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또박또박 쓰임새를 말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의 채널에 투자하는 이유는 바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란다. "1년, 2년이 지나고 제 영상을 보면 아주 민망해서 지워버릴 때가 많았죠.(웃음) 나중에 다시보기를 해서 제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거든요"라고 말한 더빙레이디다.
더빙레이디, 김태희의 앞으로 소망은 "정식 출시된 게임에 제 목소리가 어느 한 캐릭터 속에 입혀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렇지 못하더라도 저란 사람 자체가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또래에 비해 앞서가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요. 가족들, 친구들, 특히 할머니가 절 엄청나게 응원해 주십니다. 어릴 적부터 절 키워주신 할머니…. 집에 있던 30만원짜리 사양 낮은 컴퓨터로 제가 게임을 하면서 PC방을 전전한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새 컴퓨터를 사주셨고요. 그 후로 집에서 시작한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수가 늘 때마다 할머니께 바로바로 자랑을 했어요. 너무 좋아하십니다. 정말 뿌듯합니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태희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지 2년이 좀 지났는데, 활동한 시간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 덕에 도전의식도 강해져서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중이니 앞으로도 믿고 따라 주시길 바랄게요."라고 인사한 그는 "이런 공식 인터뷰에서 보여준 내 모습이 가식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얘들아, 언니 누나 열심히 할게!"라고 팬들을 위한 진심 어린 당부도 빠짐없이 챙겼다. [해당 인터뷰는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사업 'DIA TV'와 함께 합니다.
성진희기자 geenie62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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