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만 중소기업인들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과의 첫 만남에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에 쓴 소리들이 쏟아졌다.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150분간 진행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의 토론회'에서 회장단과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은 지난 2017년 중소기업인들의 기대감 속에서 부처가 출범했지만 정작 중기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됐다"면서 "제2의 창업벤처 붐 조성, 중소기업 수출 지원 등 잘한 점도 있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중기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역할이 미흡하다, 중기부가 남보다 못하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이날 중앙회 회장단,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이 노동현안으로 꼽은 사안에 대해서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중기업계 대표들은 최저임금의 경우, 업종·규모와 관계없이 단일하게 인상할 것이 아니라, 기업 현장의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업종별 구분적용은 이미 선진국에서도 시행하는 만큼 도입 근거가 충분하다"면서 "근로자 보다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종업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의 현실을 살펴,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제도화될 수 있도록 장관이 많은 관심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최저임금 구분적용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구분적용이 오히려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개인적으로는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생활물가가 다른 만큼, 중앙정부는 하한선만 정해주고 지자체별로 자율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 생각한다"고 했다.
탄력적 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박순황 금형조합 이사장은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라 기업인들의 설비투자, 신규 인력채용 의욕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어떻게, 얼마나 해소시킬 수 있는지 중기부가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중기부에서 현장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그 결과는 오는 6월쯤 나올 예정"이라며 "사회적 갈등 요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이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연경 CCTV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스마트공장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도 이를 유지·보수 관리할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처럼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들을 묶어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또한 독일의 한스자이젤 재단으로부터 독일의 성공사례와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 등에 대한 데이터도 받아볼 예정이다. 이러한 것들을 검토해서 건의해 주신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박 장관은 "중기부에 스마트공장 본부를 설치해 스마트공장 본부를 이끌 단장을 둘 예정"이라며 "단순한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공장, 센서의 개념을 도입하는 보다 업그레이드 되는 스마트공장, 인공지능 기반 첨단 스마트공장 등으로 세분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하고, 솔루션 업체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중소기업단체장·업종별 중소기업인 등 47명이 참석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