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오열된 여야 4당 공조
바미당, 기소권제한 별도안 발의
민주당 부분수용·평화당은 반대
바미당, 기소권제한 별도안 발의
민주당 부분수용·평화당은 반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의원들이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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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많은 선거제도·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결국 산으로 가고 있다.
패스트트랙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별도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을 발의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몇 달간 여야 4당 간의 사법제도 개혁 단일안을 만들기 위해서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이 확고한 개혁 의지를 갖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추진해왔다"면서 "지난주 오신환·권은희 두 분의 사개특위 위원들의 사보임 문제로 당내 혼란이 있었다. 사법제도 개혁을 위해서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일해오신 두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 스스로 숙고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당내 상황을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법안제출 시안에 쫓겨서 (여야 4당의)협상이 중단됐고, 바른미래당의 제안이 최종 논의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는데 (당내)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여야 4당 합의사항 이외의 내용을 담은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법안을 별도로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발의돼 있는 여야 4당의 공수처 법안과 함께 권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 법안을 동시에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할 것을 민주당에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두 법안이 동시에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이후에 사개특위에서 여야 4당 합의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원칙 하에서 추가논의를 거쳐 최종 단일안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수처 법안은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 예방과 부패범죄 근절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공수처에 기소심의위원회 설치 규정을 신설하는 등 공수처의 기소권을 제한했다.
패스트트랙의 중심을 잡아야 할 민주당은 갈피를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여러 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바른미래당의 제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이 시급한 만큼 바른미래당의 제안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우선 여야 4당이 합의한 기존 공수처법안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뒤 사개특위에서 논의를 거쳐 바른미래당의 요구를 반영하거나, 기존 법안과 바른미래당 법안을 절충해 새로운 법안을 상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평화당이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법안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평화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이 독자적으로 발의한 공수처 법안은 여야 4당의 합의를 깨는 것이고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입장을 내놨다.
평화당 측은 "패스트트랙 취지는 의원의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지만 특정 교섭단체가 반대해 안건 상정이 불가능할 경우 숙려 기간을 갖고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내용이 다른 복수 법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하면 5분의 3이 넘는 의원이 서로 다른 두 개의 법안을 동시에 찬성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문제 삼았다. 평화당은 여야 4당이 재논의를 거쳐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평화당이 지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개특위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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