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실 친부에 알리자
앙심 품고 노끈으로 목졸라
경찰, 공모 혐의로 긴급체포
앙심 품고 노끈으로 목졸라
경찰, 공모 혐의로 긴급체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친엄마의 전화를 받고 나간 12살 어린 소녀는 그 길로 영원히 되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의붓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토로한 뒤였다.
소녀는 엄마와 의붓아버지와 함께 승용차를 탄 뒤 그렇게 노끈에 교살됐다. 비정한 소녀의 친모는 딸이 숨을 거두는 그 순간 승용차에서 13개월 된 어린 아들을 돌봤다.
의붓딸을 성추행하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살해한 이와 이에 공모한 비정한 친모가 경찰에 잡혔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A(31) 씨와 그의 아내 B(39)씨를 긴급체포하고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 비정한 부부의 살해 행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C양은 지난 27일 오후 5시쯤 친엄마의 연락을 받고 목포 버스터미널로 나간다. 그 곳에는 친엄마와 의붓아버지가 13개월 된 어린 남동생과 함께 차에게 기다리고 있었다. C양이 아무런 의심 없이 뒷좌석 모친 옆에 앉자, 차가 출발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목포 도심을 벗어난 차량이 무안과의 경계에 도달하자 차가 갑자기 멈춘다. 마치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듯 의붓아버지가 운전석에 내려 뒷좌석에 앉는다. 모친 B씨는 운전석에 앉아 조수석 아들을 돌본다.
사실 C양은 의붓아버지 A씨와 할 말이 있었다. C양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광주의 의붓아버지 A씨 집과 목포의 친아버지 집을 오가며 생활했는데 언제부터인가 A씨가 성추행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C양은 이 같은 사실을 이미 친아버지에게 이야기한 상태였고, 친아버지는 지난 9일 목포경찰서에 관련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냈다.
C양이 경계를 하며 뒷좌석에 앉는 A씨를 쳐다보는 순간, A씨는 노끈으로 C양을 살해했다. 좁은 차안에서 C양이 숨지는 동안 모친 B씨는 운전석에서 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노끈과 청테이프 등은 앞서 25일 마트에서 구입한 것이다.
C 양을 살해한 A씨는 광주 북구의 집에 아내와 아들을 내려준 뒤 벽돌이 가득 든 마대 자루 2개를 챙겨 아내와 평소 드라이브를 즐겼던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28일 동틀 무렵 C양 시신을 버렸다. 하지만 다시 오후 A 씨가 아내 B 씨와 함께 저수지를 찾았을 땐 묶어둔 마대자루가 풀리면서 C양의 시신이 저수지로 떠오른 상태였다. 누군가의 신고로 이미 경찰까지 출동했다.
소지품을 통해 C양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이 A씨에게 연락을 하자, 모든 상황을 짐작한 A 씨는 가까운 지구대를 찾아가 자수를 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한다. 경찰은 A씨 부부가 C양이 성추행 사실을 알리자 이에 살해할 마음을 품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