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입법처리 촉구 결의문 채택
이인영 "민생 챙기는척 코스프레"
"與 철회없다" 고수에 한국당 강경
나경원 "최전방 野 공격수는 文"
이인영 "민생 챙기는척 코스프레"
"與 철회없다" 고수에 한국당 강경
나경원 "최전방 野 공격수는 文"
與野 기싸움에 '6월 국회' 비상
6월 임시국회도 비상이다.
현행 국회법상 짝수달에는 자동으로 국회를 열도록 하고 있어 여야 합의가 없어도 다음 달 1일에는 무조건 국회가 열린다. 하지만 국회에서 일을 해야 할 여야는 정쟁에 여념이 없다.
'조건 없이'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과 '명분 없이' 국회에 복귀할 수 없다는 자유한국당의 기싸움은 절정에 이르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한국당 국회 복귀 및 추경·민생입법 처리 촉구 결의문'을 채택,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요구했다. 결의문에서 민주당은 "한국당은 국회 밖에서 정부정책을 폄훼하기 바쁘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대권행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입으로는 '민생'과 '국민의 희망'을 말하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해법이란 정부·여당의 백기 투항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한국당이 국회 복귀 조건으로 제시했던 선거제도 개혁안·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와 사과, 고소·고발 취하 등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는 단호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이 주재한 강원도 산불대책회의에 정부 부처 차관들이 불참한 것을 놓고 청와대와 민주당의 지시 라고 억지를 쓴다. 그전에 국회에 들어왔으면,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추가경정예산을 심의했으면 끝날 일이었다"면서 "국회 정상화는 외면하면서 괜히 민생 챙기는 척 코스프레 하다가 뜻대로 안 되니까 억지를 부리고 있다. 너무 '유아틱'하다"고 빈정거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겨냥해서는 "막말 회사의 오너냐, 아니면 이중잣대 CEO냐"고 비꼬기도 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번 추경에는 실업급여 지원 8214억원, 직업훈련 1551억원, 생활안정자금 88억원, 사회안전망 사각지대 완화 1238억원 등 저소득층의 고용 및 복지안전망 강화를 위한 귀중한 예산들이 반영돼 있다. 예산 항목 하나하나가 절박하고 다급한 예산들"이라며 "민생보다 더 큰 국회 정상화 명분은 없다. 특히 6월 국회는 국회법 상 의무적으로 열어야 하는 만큼 한국당은 즉각 국회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자 더 강하게 엇나가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향해 '기본과 상식을 지켜 달라'고 요청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기본과 상식을 가장 안 지키는 게 누구냐"면서 "총선을 1년도 안 남긴 엄중한 시점에서 국정원장과 민주당 선거책임자가 기자까지 동석해서 4시간 넘게 자리를 가진 것은 과연 상식에 맞는 일이냐. 국민 절반이 반대하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기본과 상식에 어긋나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겨냥해서 '기본 상식' 등을 운운했다"면서 "최전방 야당 공격수는 문 대통령"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의지를 계속해서 말해왔다"며 "다만 국회가 제대로 열리려면 패스트트랙을 강행한 민주당의 사과 등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의 요구를 받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국회 개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한국당과의 물밑접촉을 이어가되 최악의 경우 여야 4당의 합의만으로 6월 국회를 진행한다는 차선책을 고민 중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가 29일 밤 나 원내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국회 정상화를 논의했다"면서 "3당 교섭단체 합의로 6월 국회를 열면 가장 좋지만, 만약 안 된다면 한국당을 빼고 나머지 4개 정당이 할 것인지 바른미래당 입장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추경안을 심사해야 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임기가 지난 29일로 끝이 난 터라 한국당의 협조 없이 추경 심사를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치가 계속된다면 6월 국회도 공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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