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의원, 추후 문제점 지적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번질 우려
문화예술·놀이문화로 인식해야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번질 우려
문화예술·놀이문화로 인식해야
김위수기자
'굿인터넷클럽' 행사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지정되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중독까지 질병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사 대표 출신 국회의원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서울 강남구 소재 인터넷기업협회에서 열린 '굿인터넷클럽' 행사에 참석해 "WHO(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기에 앞서 지난 2014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와 전자기기 과다사용의 문제점을 질병코드화 하려고 했다"면서 "게임이 약한 고리여서 가장 먼저 지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한 데 대한 반대 목소리는 게임업계에서 인터넷·콘텐츠 업계로 번지고 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면 향후 디지털 콘텐츠 전반까지 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는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문화 및 콘텐츠 관련 단체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으며, 네이버·카카오 등이 가입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게임중독 질병코드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실제 외신에 따르면 영국 의원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독되는 현상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도 "(이번 결정은)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결과"라며 "게임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고 토로했다.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과정에서 충분한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게임중독의 원인이 게임인지, 우울증·불안장애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인지에 대해 아직 확정지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ICD-11에 게임장애가 등재된 과정을 보면 논의가 시작된 지 불과 5년만에 결정됐다"면서 "이보다 빠르게 결정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게임중독 질병화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을 꼽았다.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것이 게임중독 도입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게임을 하나의 문화예술, 놀이문화로 인식시키는 것이 (WHO의) 권고사항에서 게임을 빼기 위한 지름길"이라며 "게임을 문화예술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법안도 발의하고 설득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를 추가로 열고 게임과몰입 예방 및 치료에 나선다.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은 "현재 전국에 5개의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운영중으로, 향후 추가적으로 3곳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정행동을 병으로 진단하고 아픈 사람을 만들기 보다는 치료에 방점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게임문화 가족캠프' 등 문화행사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 11차 개정안(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게임질병 분류는 오는 2022년부터 발효되며, WHO의 회원국인 우리나라도 ICD-11에 맞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개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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