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점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급감…이달 하루 평균 12건 꼴
"새 아파트 입주 및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전체 평균가격 이끌어"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전체 거래량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데다, 이달 들어서는 급감하면서 현재 아파트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2%를 기록하며 34주만에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강남구 외에도 종로, 광진, 도봉, 노원, 은평, 서대문, 마포, 구로, 금천, 송파 등 10개구가 보합을 기록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25개구 전역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바닥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을 시작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지표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월을 기점으로는 오히려 거래량이 급감하는 흐름이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의 절반 가량이 지난 현재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8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전체 거래량(5237건)의 4% 수준이며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1862건)의 9분의 1 수준이다.
일별 거래량으로 환산해도 거래량이 확연히 줄었다. 2월 하루 평균 48건이 거래됐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월 73건, 4월 95건으로 점차 늘어나다 5월 들어 60건으로 급감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일 평균 12건으로 더 낮아졌다.
부동산거래량 집계가 60일 이내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2달 전부터는 전체 거래량이 줄고 있는 것이다. 통상 거래량이 줄어드렴 호가하락, 매매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근 매매가격 상승과는 대조적인 지표다.
이는 최근 입주물량이 늘었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즉 전체 집값 상승이 아닌 비싼 새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체 아파트값에 반영된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5월까지 서울에 1만5000여가구가 입주를 했다"며 "서울 입주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평균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값이 오른 지역을 보면 관악, 강남 등 대부분 입주물량이 늘어난 지역"이라며 "비싼 새 아파트가 통계에 반영되면서 일시적인 상승으로 보일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전반적인 시장 가격이 올라갔다기 보다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평균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호가 위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실제 또다른 아파트 거래량 지표인 '분양권·입주권' 거래는 이달 21건에 그쳤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서울 전역에서 하루 1건 조금 넘게 거래됐으며 이 역시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면서 급감(155건→115건)으로 줄었다. 현재 추세면 이달 역시 50건이 채 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거래량이 더 줄어들자 앞으로 집값 방향의 키를 쥐고 있는 지표 역시 거래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추격매수가 본격화되지 않아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른 모습"이라며 "여전히 경기침체와 대출규제로 매수 위험부담이 있고, 6월부터 연말까지 서울 입주물량이 3만여 가구에 달해 매수를 유보하고 전세로 거주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서울 아파트값이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다시 하락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외관.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