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과속에 '소상공 쇼크'
10곳 중 8곳이 "인건비 부담"
직원 줄이고 가족경영으로 전환
"동네가게들은 이미 폐업 속출"
10곳 중 8곳이 "인건비 부담"
직원 줄이고 가족경영으로 전환
"동네가게들은 이미 폐업 속출"
2019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급상승하면서, 소상공인들은 높은 인건비 부담에 직원을 줄여가며 근근히 버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직원을 줄였다는 사업장이 10곳 중 6곳에 달했고, 특히 일부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외식업종에나 있는 '브레이크 타임'까지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7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간담회에서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2일까지 전국 일반 소상공인 703명과 소상공인 업종 종사 근로자 416명을 상대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연합회의 설명이다.
조사 결과 소상공인 87.6%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소상공인 근로자의 61.2%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을 줄인 소상공인들은 60%에 달했다.
각 업종별로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경영활동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과업종에서는 더 이상 실습생을 쓰지 않는다. 홍종흔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제과기술 계통의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여름방학에 실습을 나오면 일을 가르쳐주면서 30만∼40만 원을 지급했었다"면서 "그러나 정부에서 실습생에도 최저임금을 지급하라고 하면서, 제과점 사업주들이 아예 실습생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을 줄이는 소상공인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조사 결과, 최저임금이 더 오를 경우 고용을 감축하겠다는 의견도 27.1%, 업종전환이나 폐업을 하겠다는 의견이 25.4%에 달했다. 21.5%는 가족 경영이나 1인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은 "2019년도 최저임금이 이미 소상공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 현장에서는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최악의 상황을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절감 방안으로는 휴게시간 연장, 근무일 축소 등을 통해 영업시간을 줄였다는 응답이 47.4%로 가장 많았다. 사업주들은 야간영업 축소(30%), 근무일 축소(29.6%) 등의 방법으로 영업시간을 줄였다.
이와 관련,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은 "원래 편의점에는 브레이크타임이 없는데, 요즘에는 심야에 브레이크타임을 두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야간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면 300만~350만 원을 줘야 하는데 심야시간에 350만 원 정도를 벌지 못하니 아예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연합회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방향성은 맞지만 방법론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실현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당사자인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준 연합회 사무총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논리는 맞지만, 최저금임을 급격히 인상해서 이를 이끌어나가겠다는 방법론은 실효적이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을 하기 위한 밑거름으로서 오늘 촉구한 3개 요구 사항이 먼저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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