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지엠(GM) 노동조합이 사측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장소 문제로 갈등을 빚자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에 따라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한국GM 노조는 연구개발(R&D) 신설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부터 중노위 결정에 앞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먼저 벌이고 있다.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단협 시작도 못 했는데'…한국GM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9~20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을 제외한 조합원 80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74.9%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8055명 중 84.9%(6835명)가 참여했고, 파업을 반대한 조합원은 785명에 그쳤다.
한국GM 노조는 쟁의권 확보 절차 중 하나인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 50%를 확보한 상태라, 중노위의 쟁의조정 결과에 따라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13일 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했다. 이후 중노위는 노사 간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정중지 또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린다. 노조는 중노위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앞으로 투쟁방식이나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시작도 하지 못한 채 교섭 장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예정됐던 임단협 교섭에 사측이 불참하며 6차례나 무산됐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파업 카드 쥔 노조…선(先) 찬반투표로 사측 압박 = 한국GM 노조는 이전과 달리 중노위 결정 이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중노위 결정 이후 이른 시간 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며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은 중노위 결정 이후에서야 찬반투표를 벌여오는 게 대부분이었다.
앞서 지난 4월 중노위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67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투표 참여 조합원 1891명 중 1707명, 82.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당시 한국GM 노사는 신설법인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공식 노조가 없는 신설법인의 경우 기존 생산직 노조가 사측과 협상을 벌이며 단협 가이드라인을 만들던 중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기존 단협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조와 달리 사측은 새로운 법인이기 때문에 기존 단협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제공>
